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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칠곡군에 '구상 시인과 이중섭 화가의 우정의 거리' 생긴다

백선기 칠곡군수와 박현동 순심교육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가칭
백선기 칠곡군수와 박현동 순심교육재단 이사장이 지난달 가칭 '구상 시인과 이중섭 화가의 우정의 거리' 조성사업을 위한 상호 업무협약서에 서명하고 있다. 순심교육재단 제공

칠곡군 왜관읍 순심여자중·고등학교에서 왜관초등학교 사이 골목길에 가칭 '구상 시인과 이중섭 화가의 우정의 거리'(이하 구상이중섭 거리)가 생긴다. 올해는 구상 시인의 탄생 100주년이기도 하다.

성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산하 순심교육재단과 칠곡군은 지난달 업무협약을 맺고 올 하반기쯤 순심여중·고에서 왜관초 사잇길 300m 구간에 구상이중섭 거리를 조성키로 했다. 평소 이 골목길은 야간에 어두운 데다 주차된 대형 화물차 때문에 우범지대로 전락, 학생들과 주민들이 다니길 꺼려했던 곳이다.

군은 이 골목길을 '구상 시인과 이중섭 화가의 우정의 거리'란 테마로 조성할 예정이다. 이 거리와 100m 떨어진 곳에 구상문학관과 관수재(觀水齋)가 자리잡고 있다.

구상문학관은 세계 200대 문인(프랑스 문인협회 선정) 반열에 오른 시인 구상(1919~2004년)을 기리고 그 업적을 보존하고자 칠곡군에서 2002년 건립했다. 당시 구상 시인의 집필실이자 거처인 관수재 또한 문학관 뒷편에 함께 복원했다.

구상 시인.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 제공
구상 시인. (사)구상선생기념사업회 제공

구상 시인은 1953년부터 1974년까지 왜관읍에 머무르며 작품활동에 매진, 당대의 예술가들과 폭넓은 친교를 쌓았다.

특히 화가 이중섭(1916~1956년)은 관수재에서 구상 시인과 함께 지내며 그림을 그리기도 했는데, 이 무렵 그린 그림이 '구상네 가족'과 '왜관성당 부근' 등이다.

이중섭 화가. 매일신문 DB
이중섭 화가. 매일신문 DB

이중섭 화가는 왜관읍을 떠날 때 순심중·고에 풍경화 1점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 그림은 줄곧 교장실에 걸려 있다가 30여년 전 당시 금액으로 1억원에 판매돼 순심교육재단의 장학기금으로 사용되고 있다.

이런 배경을 바탕으로 순심교육재단은 올 상반기 1억3천여만원을 들여 순심여중·고 담장을 학교 토지 안쪽으로 1m 이전 설치하고, 군은 이 골목길을 정비해 구상이중섭 거리로 조성할 방침이다.

군은 다음 달 구상이중섭 거리 조성사업을 위한 용역을 발주, 구체적인 조성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올해가 구상 시인의 탄생 100주년인 만큼 올 하반기까지는 사업을 구체화한다는 계획이다.

송미혜 순심여중·고 교장은 "우리 군도 이 거리를 대구의 '김광석 거리'처럼 제대로 기획해 구상 시인과 이중섭 화가를 테마로 한 골목길을 칠곡군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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