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신세계갤러리 신춘기획전 'Having 해빙'전

공성환 작
공성환 작 'From water Ⅱ'

다가오는 봄을 알리는 신춘기획전 'Having-解氷'전이 3월 20일(수)까지 대구신세계갤러리에서 열리고 있어 '녹고 풀리는 것'과 관련한 다양한 시청각 작품을 만날 수 있다.

'얼음이 녹아 풀림'이란 뜻의 '해빙'은 '대립 관계의 긴장이 완화되거나 풀림'이라는 의미도 있다. 또 비슷한 발음의 영어 'Having'은 어떤 것을 갖거나 소유하고 있음을 말한다.

대구신세계갤러리가 준비한 이번 신춘기획전에 참가한 강운 공성환 구본아 김원진 김준 이민호 정유미 등 7명의 작가는 녹고 풀림의 상태를 자아와 연관지어 드러내거나, 봄의 직간접적인 현상을 작품에 녹여내어 우리 곁으로 흘러오는 순환에 관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다.

강운은 일획으로 물의 번짐, 공기의 흐름을 표현한다. 자신의 호흡을 주변 공기와 맞춰가며 자연의 보이지 않는 에너지를 드러낸다. 공성환은 물결을 사실적으로 그려 자아의 반영물이자 만물의 근원으로서 물을 제시하고, 이민호는 극지의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빙하와 같은 실타래를 통해 미로와 같은 인간 삶을 되돌아본다.

정유미는 마치 얼음 조각이 축조된 것처럼 보이는 작품을 통해 우리 마음의 안과 밖을 구분하는 경계성에 접근하고 있으며, 구본아는 녹아 흘러내리는 얼음과 그 결정체를 모습을 나란히 배치해 소멸과 생성의 공존을 보여준다.

김준은 빙하가 녹으면서 만들어진 지층과 암석의 잔유물을 채집하고 소리로 기록해 존재하지만 인식하기 어려운 대상을 감지하게 하며, 김원진은 조각을 통해 동굴 속 물의 작용으로 형성된 석주를 연상하게 하는데 여기에 사용된 녹인 석고와 파라핀은 변화하는 기억의 흐름을 재현하고 있다.

무릇 얼음은 녹고 풀려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이자 대자연의 원류인 물이 되어 봄을 알린다. 7명의 작가가 제각각 작품으로 풀어낸 '해빙'의 의미를 좇아 아직은 머뭇거리는 봄을 미리 맞아보자. 문의 053)661-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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