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수소차 육성 병행하되 전기차 육성에도 집중해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앞서 현대차가 만드는 수소차 넥소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7일 울산에서 열린 수소경제 로드맵 발표 행사에 앞서 현대차가 만드는 수소차 넥소에 들어가는 연료전지에 관해 설명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수소차 산업에 대한 대대적 지원을 밝힌 가운데 미래차 개발과 관련, 수소차 개발·투자와 전기차 양산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는 국책연구소의 제언이 나왔다. 산업연구원 이항구 선임연구위원과 윤자영 연구원은 7일 '구미(歐美)의 미래차 주도권 확보 경쟁 가속화와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수소차 시장이 빠른 시간에 확대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내다봤다. 보고서에서 이 연구위원은 "국내 완성차업체가 수소차 양산기술을 확보하고 있어 조기 상용화를 위해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점은 바람직하다"면서도 "세계 수소차 누적 판매는 지난해 말까지 1만대에 불과하다. 오는 2030년에도 수소차 수요는 세계 신차 판매의 2%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전기차 시장은 당분간 급성장세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하며 전기차 양산 전략 필요성을 역설했다. 실제로 올해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하이브리드 자동차 판매를 추월할 것으로 점쳐지는데다 우리나라가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선두급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도 호재라고 지적했다. 이 연구위원은 "일본과 유럽이 전기차 산업에서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기차와 함께 하이브리드 자동차, 자율주행차 등 양산에 전략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대구경북에서도 당장은 수소차보다 그동안 대구시가 집중해 온 전기차 산업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수소차는 완성차업체에 핵심 기술이 집중돼 있으나 전기차는 배터리·모터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은 생산이 용이해 지역 중소기업도 뛰어들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임규채 대구경북연구원 경제동향분석팀장은 "수소차의 경우 연료 연소 등 내연기관과 유사한 부분이 많아 기존 노하우가 있는 완성차업체가 집중하는 분야이지만 전기차는 대구시가 주체적으로 생산에 나설 여지가 있는 편"이라고 밝혔다. 또 "상용화 시점도 문제"라며 "충전시설 등 인프라 문제로 수소차 상용화에 수십년이 걸릴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장기적으로 수소차 시대를 준비하되 단기적으로는 전기차 육성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달 17일 울산시청에서 문재인 대통령,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했다. 현재 2천대도 안되는 수소차 누적 생산량을 2040년까지 620만대로 늘리고, 14곳에 불과한 전국 수소충전소도 1천200곳으로 확대한다는 것이다. 그 전단계로 6년 뒤인 2025년까지 수소차 10만대의 양산 체계를 갖추고 현재의 반값인 3천만원대 수준으로 차 가격을 낮춘다는 구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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