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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일 갑작스런 지진 재난 문자에 시민들 깜짝 놀라…일상화 된 지진에 둔감 우려도

10일 낮 12시 53분 38초께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났다. 연합뉴스
10일 낮 12시 53분 38초께 경북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0㎞ 해역에서 규모 4.1의 지진이 났다. 연합뉴스

포항에서 1년 만에 규모 4.0 이상의 지진이 발생하면서 휴일을 보내던 시민들이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10일 낮 12시 53분쯤 포항시 북구 동북동쪽 58㎞ 해역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지난해 2월 11일 오전 5시 3분 포항 북구 북서쪽 5㎞ 지역에서 규모 4.6 지진이 발생한 이후 364일 만에 몸으로 진동을 느낄 만큼의 강한 지진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지진은 다행히 21㎞ 깊이에서 발생해 피해는 거의 없는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에 사는 이태은(22) 씨는 "지진이 났다는데 자느라 진동을 느끼지도 못하다가 재난문자에 놀라 낮잠을 깼다"고 했다. 대구에서도 "미미한 흔들림을 느꼈다"는 이들이 일부 있었지만, 대부분은 재난문자나 언론 보도 등을 보고 놀란 이들이었다.

대구에 사는 A(37) 씨는 "마트에 가려고 나섰다가 갑자기 재난알림 문자가 와서 지진 소식을 알게 됐다"며 "영덕에 사는 부모님이 걱정돼 전화했더니 편안한 모습이어서 안심했다"고 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도 포항 지진 관련 글이 봇물을 이뤘지만 대부분 재난 문자에 놀랐다거나, 피해가 없기를 비는 내용이었다.

이날 지진으로 대구는 물론 청도, 경주, 울산, 부산 등지에서도 흔들림을 느꼈다는 시민들의 신고가 잇따랐다. 소방청에 따르면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는 이날 오후 2시까지 경북 10건, 경남 10건, 울산 6건, 창원 3건, 부산 2건, 대구 2건 등이 접수됐다. 유감 신고 외에 지진과 관련한 119 문의 전화는 35건으로 집계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경북·울산 지역에는 최대 진도 3, 강원·대구·부산에서는 최대 진도 2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진도 3은 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흔들림을 현저하게 느끼고,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수준이다. 진도 2는 조용한 상태나 건물 위층에 있는 소수의 사람만 흔들림을 느낄 수 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잦은 지진 발생으로 지진이 '일상화'하며 시민들이 점점 둔감해진다는 것이다. 지진 발생은 최근 몇 년 사이 급증했다. 지난해 한반도를 비롯해 인근 바다에서 발생한 지진이 1978년 지진 관측 이래 세 번째로 많았다. 2016년 9월 12일 경주에서는 지진 관측 이래 가장 강력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났고, 2017년 11월 15일 포항에서는 두 번째로 강력한 규모 5.4의 지진이 발생한 뒤 여진이 몇 개월씩 뒤따랐다.

기상청 관계자는 "지진 발생 시 책상 밑으로 몸을 피한 뒤 탈출 후 대피소 위치 등 지자체에서 마련한 매뉴얼을 평소에 반드시 숙지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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