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축구 영웅 박항서 감독의 성공 비결은 '아버지 리더십'이다. 선수들이 박 감독을 아버지로 느끼면서 시너지 효과를 냈다. 유교적 전통이 남아 있는 베트남은 부모와 자식 등 가족 관계를 중시한다. 박 감독이 다른 동남아 국가로 진출했다면 그의 아버지 리더십은 꽃피우지 못했을 것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지로 베트남 하노이가 낙점됐다. 베트남은 우리나라와 닮은 점이 많다. 두 나라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외세 침략, 식민지 경험, 내전 등 수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이겨냈다. 유교적 전통과 높은 교육열, 근면한 국민성도 유사하다.
한국과 북한, 미국 세 나라에 베트남 이미지는 강렬하다. 우리에게 베트남은 여러 모습으로 각인돼 있다. 장노년층은 베트남을 '월남전 파병'으로 기억한다. 한국은 베트남전에 31만 명을 파병했고 5천여 명이 사망했다. 이제 한국과 베트남은 경제 분야에서 '혈맹'이 됐다.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이 6천100여 개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매년 휴대폰의 45%인 2억4천만 대를 베트남 공장에서 만든다. 삼성전자 한 곳이 수출하는 금액이 600억달러를 넘어 베트남 전체 수출의 25%나 된다. 두 나라가 걸어온 발자취는 거대한 역사의 수레바퀴를 웅변한다.
북한과 베트남 관계도 롤러코스터 급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조부 김일성 주석은 1958년, 1964년 두 차례 베트남 하노이를 찾아 호찌민 주석과 정상회담했다. 베트남전에는 북한이 공군 병력을 파견하고 군수물자를 지원해 두 나라는 혈맹이 됐다. 하지만 1978년 베트남이 캄보디아를 침공했을 때 북한이 베트남을 비난한 뒤 양국은 대사를 철수시키며 냉각기에 들어갔다. 1992년 베트남이 남한과 수교를 하면서 더욱 소원해졌다.
미국은 베트남전에서 패해 철수했다. 미국이 패전한 유일한 전쟁이다. 베트남 하노이로 향하는 김 위원장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에 2차 북미 정상회담 성패가 달렸다. 반미국가에서 미국과 우호적 관계로 돌아서 경제성장을 구가하는 베트남을 선택할지, 미국과의 전쟁→미군 철수→월남 패망으로 이어진 베트남식 통일을 꿈꿀지…. 베트남 하노이에서 결판이 나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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