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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초기불교 윤회 이야기/ 일묵 스님 지음/ 불광출판사 펴냄

임종체험. 매일신문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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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누구나 행복한 삶을 원한다. 하지만 대부분 행복하게 살지 못하고 있다. 그것은 선하지 않는 불선(不善)한 행위를 하며 살기 때문이다. 불교에서는 모든 고통과 번뇌의 원인을 무명(無明) 즉, 어리석음에서 온다고 본다. 어둠 속에서 길을 헤매는 것처럼 진리의 빛을 얻지 못하고 잘못된 길로 나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럼 우리는 현생과 내생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알아야 하는가? 그리고 어떻게 살아야 하고, 어떻게 이생의 끝을 마무리해야 하는가? 그것은 윤회의 가르침 안에 모두 담겨 있다.

지은이 일묵 스님은 1996년 출가해 성철 큰스님 제자인 원택 스님을 스승으로 모시며 초기불교 수행법을 전하는 수행공동체인 제따와나 선원을 운영하고 있다. 이 책은 초기불교 가르침을 중심으로 윤회의 개념과 원리를 설명하고 그동안 허황된 내세관으로만 치부되었던 윤회의 진정한 의미가 무엇인지 선명하고 바른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있다.

초기불교 윤회 이야기
초기불교 윤회 이야기

세상은 크게 욕계(慾界), 색계(色界), 무색계(無色界)로 나뉜다. 욕계는 감각적 욕망이 일어나는 곳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이다. 욕계에는 악처(惡處)인 지옥, 축생, 아귀, 아수라가 있고 선처(善處)인 인간계와 천상계가 있다. 그리고 색계와 무색계는 감각적 욕망을 극복하고 선정(禪定)을 얻어야만 태어날 수 있는 세계이다. 삼계에는 모두 서른한 가지 세상이 있다. 어떤 세상에 태어나느냐 하는 강력한 조건은 바로 욕망 즉, 갈애(渴愛)와 업(業)이다. 부처님은 '의도'를 업이라 했다.

우리가 하는 행위에서 실제로 업이 되는 마음은 선한 마음과 불선한 마음이다. 불교에서 선한 마음은 진정한 행복인 열반을 이루는 유익한 마음이고, 불선한 마음은 열반을 이루는 데 해로운 마음을 말한다.

"업은 서로 유기적으로 상호작용하기 대문에 동일한 업을 지었더라도 꼭 같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습니다. 자신이 이제까지 악업(惡業)을 좀 지었다고 생각하면 남은 삶의 기간 동안 열심히 선업(善業)을 지어야 합니다. 강물처럼 큰 선업을 지으면 소금의 짠맛과 같은 악업을 희석시켜 그 악업의 결과가 약해질 것입니다."

불교에서는 죽음의 원인은 수명이 다해 죽는 경우, 생산업에 의해 죽는 경우, 수명과 생산업이 모두 다해 죽는 경우, 파괴업에 의해 죽는 경우 등 4가지이다. 삶을 호롱불에 비유하면 심지가 다하거나, 기름이 다하거나, 심지와 기름이 모두 다하면 불길이 꺼지고, 심지와 기름이 남아 있다해도 고의로 꺼 버리거나 강한 바람이 불면 불길이 꺼지는 것과 마찬가지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바깥 대상에 대하 인식과정이 일어나는 경우도 있고 인식과정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우리는 이생의 마지막에 '죽음의 마음'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 이전에 죽음 직전 인식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죽음 직전 과정은 윤회하는 존재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축생으로 태어날지, 천상에 태어날지 등 방향이 정해진다. 선행을 많이 해 천상의 여러 형상이 보이면 마음이 즐거워 편안한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한다. 그러나 악행을 많이 저질러 지옥에 떨어질 상황이라면 지옥의 여러 모습이 계속 드러나면서 엄청난 고통과 공포를 느끼다가 죽는다고 한다.

업을 행하는 것이나 업을 받는 것은 자아가 아니라 마음이다. 자아에 의해 마음이 일어나는 것이 아니고 적당한 조건에 따라 마음이 일어나고 사라지는 것이다. 한번 일어난 마음은 다음에 일어나는 마음에 영향을 준다. 이것을 불교에서 연기(緣起)라 한다. 윤회의 원리와 구조를 체계적으로 설명한 가르침이 십이연기이다. 십이연기는 무명 때문에 의도적 행위가 일어나고 의식을 조건으로 정신과 물질이 생긴다. 그다음 여섯 감각 장소, 접촉·느낌, 갈애, 취착, 존재, 태어남, 늙음·죽음이라하는 윤회의 바퀴가 끊임없이 돌아간다. 씨앗이 적당한 조건을 갖추면 열매를 맺는다. 적당한 물과 온도, 보살핌, 토양이 갖춰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열매를 맺는다. 이때 씨앗과 열매는 같은 것도 아니지만 무관한 것도 아니다.

지은이는 "윤회의 원리를 정확히 알아야 윤회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조건이 사라지지 않는한 윤회는 계속된다. 모든 것이 조건 발생이라는 것을 이해하면 타인의 괴로움이 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래서 우리가 사는 세상이 더불어사는 세상이라는 것을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한다. 200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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