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전당대회 파행 가능성 커지자 보수 빅뱅 시나리오 쏟아져

자유한국당 당권 출마를 선언한 안상수 의원(왼쪽부터), 오세훈 전 서울시장, 주호영, 심재철 , 정우택 의원이 10일 오전 여의도 한 호텔에서 긴급 회동을 한 뒤 공동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표는 전화 통화로 의견을 같이한다고 밝혀 공동 입장문에 함께 이름을 올렸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파행 조짐을 보이면서 '보수 빅뱅'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국당 전당대회에 참여하지 않은 대권 주자들이 따로 살림을 차리고 한국당과 경쟁 구도를 형성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선 그동안 '비박계'로 분류돼 온 인사들이 뭉쳐 '개혁 보수 신당'의 깃발을 올리는 시나리오가 유력하다는 예상이 나온다.

특히 한국당 전당대회가 친박계의 후원을 등에 업은 것으로 알려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의 승리로 마무리될 경우 차기 총선 공천을 장담할 수 없게 된 비박계들이 가장 먼저 동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는 최근 매일신문 기자와 만나 "올해 보수진영이 크게 세 차례 요동 칠 텐데 그 첫 시점이 한국당 전당대회가 끝나는 3월"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극을 외면한 당권 주자가 친박인 척하고 당권을 거머쥔다면 당의 분열은 불문가지"라고 주장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준표 전 대표, 오세훈 전 서울시장, 김무성 전 대표 등 비박계 대권 주자들이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신임 대표가 될 경우 같은 배를 타기는 힘들 것"이라며 "전당대회가 원만하게 치러지지 못하면 부실한 신임 대표의 정통성을 공격하는 당내 분란 과정에서 분당 주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바른미래당의 한 축을 구성하고 있는 보수성향 국회의원들과 이른바 '태극기 부대'를 이끄는 대한애국당까지 목소리를 낼 경우 보수진영 개편은 더욱 복잡한 방정식으로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한국당 이탈세력이 보수개혁을 주장하며 새로운 둥지를 꾸린다면 바른미래당 현역 국회의원 가운데 호응할 의원들이 적지 않다"며 "기성 정당에 개별 입당하는 형식이 아니라 창당 과정에 집단으로 참여하는 방식이라면 현역 의원들에겐 매력적인 선택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회 관계자는 "야당에선 총선에서 힘을 받은 대권주자가 당을 접수하고, 당권경쟁에서 밀린 인사가 새롭게 당을 만들어 대권에 도전하는 경우가 잦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