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1만여 명이 임금인상을 요구했다가 무더기 해고된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과 현지 언론 등은 방글라데시 노동조합 측의 말을 인용해 현지 의류 기업들이 지난달 임금인상 요구 시위에 가담한 노동자 1만1천 명 이상을 내쫓았다고 17일 보도했다.
방글라데시 의류 노동자 수만 명은 지난달 전국 곳곳에서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월 최저임금을 기존보다 50%가량 높은 8천 타카(약 10만8천원)로 올렸지만, 물가인상률 등을 고려하면 1만6천 타카(약 21만5천원)는 돼야 한다는 게 노동자들의 주장이었다.
그나마 상당수 기업은 정부의 인상안마저도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부해 노동자들의 불만이 폭발, 지난달 2주 넘게 시위가 계속됐다.
이달 들어 시위가 잠잠해지자 이제 각 기업이 '해고 카드'를 활용해 보복에 나섰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일부 의류 업체는 노조 등이 시위 과정에서 공장 설비를 망가뜨렸다며 관련 노동자 수천명을 경찰에 고발하고 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시위에만 참여한 노동자 일부도 별다른 이유 없이 해고되는 상황인 것으로 보도됐다.
하지만 의류 업체들은 노동자 해고와 최저임금 인상 문제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 유명 브랜드 의류의 하청 생산공장이 많은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 의류 수출국이지만 노동자 처우가 가장 열악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힌다.
이들의 저임금을 바탕으로 한 의류 산업은 방글라데시 전체 수출의 83%를 차지할 정도로 경제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다. 방글라데시의 4천500여개 의류 제조업 공장은 지난해 300억 달러(약 33조9천억원) 규모를 수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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