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유명무실해진 한국당 릴레이 농성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 마련된 릴레이 농성장에서 유튜브 채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운데)가 17일 오후 국회 본청에 마련된 릴레이 농성장에서 유튜브 채널 '신의한수'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등에 반발해 시작한 '연좌 농성'이 사실상 중단됐다. 국회 로텐더홀에 마련된 한국당 농성장을 지키는 원내 인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비어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한국당은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조해주 상임위원 임명과 김태우 전 수사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국회의원의 전남 목포 투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등이 명분이었다. 하지만 농성을 시작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농성장은 이따금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의 배경 장소로 활용될 뿐 한국당 의원들도 찾지 않는다.

국회 관계자는 "농성이 설 연휴 전후로 완전히 흐지부지됐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농성장에 아무도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당 농성은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당은 국민에게 진정성을 알리고자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단식 일정을 잡았다. 농성은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4~5명씩 조를 구성해 오전 9시~오후 2시 30분, 오후 2시 30분~오후 8시까지 등 하루 2회 5시간 30분씩 농성장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농성 시작 시점에 '릴레이 단식 계획안'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알려지면서 5시간 30분만 단식을 해 '릴레이 다이어트', '딜레이 식사', '웰빙 단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한국당은 설 연휴에 '응답하라! 문재인! 릴레이 유튜브 농성'이라는 이름으로 나 원내대표가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인 '신의 한수'와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를 하며 슬그머니 방향을 선회했다. 설 연휴 이후에는 아예 소속 의원 2~3명을 매일 초청해 1시간가량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튜브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내용을 알린다는 방침이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릴레이 농성을 두고 당이 여러 비판을 받자 은근슬쩍 출구전략을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름만 농성뿐인 상황에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