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 임명 등에 반발해 시작한 '연좌 농성'이 사실상 중단됐다. 국회 로텐더홀에 마련된 한국당 농성장을 지키는 원내 인사가 거의 없을 정도로 비어 있는 탓이다. 이 때문에 당내에서도 비판이 나온다.
지난달 24일 한국당은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했다. 조해주 상임위원 임명과 김태우 전 수사관,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의 폭로와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손혜원 무소속 국회의원의 전남 목포 투기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 등이 명분이었다. 하지만 농성을 시작한 지 한달도 채 되지 않아 농성장은 이따금 보수 성향 유튜브 방송의 배경 장소로 활용될 뿐 한국당 의원들도 찾지 않는다.
국회 관계자는 "농성이 설 연휴 전후로 완전히 흐지부지됐다"며 "나경원 원내대표가 미국을 방문했을 때는 농성장에 아무도 있지 않았다"고 전했다.
한국당 농성은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켰다. 한국당은 국민에게 진정성을 알리고자 지난달 25일부터 1일까지 단식 일정을 잡았다. 농성은 각 상임위원회 소속 의원 4~5명씩 조를 구성해 오전 9시~오후 2시 30분, 오후 2시 30분~오후 8시까지 등 하루 2회 5시간 30분씩 농성장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농성 시작 시점에 '릴레이 단식 계획안'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알려지면서 5시간 30분만 단식을 해 '릴레이 다이어트', '딜레이 식사', '웰빙 단식'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결국 한국당은 설 연휴에 '응답하라! 문재인! 릴레이 유튜브 농성'이라는 이름으로 나 원내대표가 보수성향 유튜브 채널인 '신의 한수'와 '펜앤드마이크'와 인터뷰를 하며 슬그머니 방향을 선회했다. 설 연휴 이후에는 아예 소속 의원 2~3명을 매일 초청해 1시간가량 유튜브 방송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유튜브에서 문재인 정부를 겨냥한 내용을 알린다는 방침이었다.
한국당 관계자는 "릴레이 농성을 두고 당이 여러 비판을 받자 은근슬쩍 출구전략을 쓴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름만 농성뿐인 상황에 부정적인 이야기가 나온다"고 전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정진호의 매일내일(每日來日)] 3·1절에 돌아보는 극우 기독교 출현 연대기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김세환 "아들 잘 부탁"…선관위, 면접위원까지 교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