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건강+] 백세시대 발목 잡는 '노인골절'…아차 '꽈당' 골골 '骨병'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나이가 들면 우리 신체의 장기 기능이 저하된다. 심장, 폐, 위장관, 뇌 등이 그렇다. 뼈도 다른 장기처럼 나이를 먹는다. 뼈는 인체 중에서 특히 대사가 활발히 이루어지는 부위이다. 나이가 들면 뼈의 생성은 급격히 저하되는 반면 소실은 월등히 증가 하면서 약해지게 된다. 바람 든 무처럼 뼈가 퍼석퍼석해지는 것이다.

겨울철에는 빙판길에 미끄러지거나, 주머니에 손을 넣고 다니다가 넘어지는(낙상) 경우가 많다. 특히 노인들의 엉덩이뼈, 척추뼈, 손목뼈가 잘 부러진다. 노인골절의 일년 평균 발생률은 심장질환의 2배, 뇌졸중의 6배가 넘는다. 더욱이 노인골절은 방치하면 사망에까지 이르는 심각한 질병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움지이는 것이 고통 '악순환'

그래도 손목뼈나 척추뼈가 부러지면 대부분 깁스를 하거나 2∼3주 정도 안정을 취하면 회복되는 것이 보통이다. 물론 손목뼈나 척추뼈라도 심하게 다치면 수술할 수 있다. 그러나 엉덩이뼈가 골절되었을 때는 상황이 아주 심각해진다.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움직일 때마다 심한 통증을 수반한다. 때문에 엉덩이뼈가 부러진 노인들은 아예 움직이지를 않으려 한다.

그런데 당뇨병, 심장병, 기관지병 등 만성질환으로 고생하는 노인들이 뼈가 부러져서 안 움직이게 되면 피부에는 욕창이 생기고 심장은 더욱 약해진다. 또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노인들은 가래를 뱉어내거나 기침을 자주 해주어야 한다. 기침 때마다 골절 부위가 울려 아프니까 기침을 하여 가래를 뱉어내지 못해 분비물이 기도로 넘어가서 쉽게 폐렴이 오게 된다.

더욱 심각한 것은 꼼짝 않고 누워 있으니 위장관의 활동도 떨어져 식욕이 감퇴되고 화장실로 거동할 수 없어 대소변을 가족들이 받아내어야 하는 상태에 이르게 된다. 부끄럼 탓에 음식을 거부하면서 영양실조를 초래한다. 악순환을 거듭하면서 사망에까지 이르게 셈이다. 통계학적으로 노인이 뼈가 부러지면 1년이면 25%가 사망하고, 사망하지 않더라도 살아남은 환자의 50%는 휠체어 신세를 지거나 누워 지내는 상태가 된다.

때문에 엉덩이뼈가 부러지면 마취가 허락하는 한 수술을 해야 한다. 수술은 일반적으로는 골절 부위를 금속으로 고정하여 골절이 유합되도록 시도한다. 뼈가 너무 약해 고정할 수 없는 경우에는 인공뼈로 대치하기도 한다. 이러한 수술은 보통 2주 정도의 입원과 수개월 이상의 통원 치료를 요한다. 노인이기 때문에 수술 후 어느 시기까지는 누군가가 밀착간호를 해야 한다.

◆ 넘어질 원인을 없애라!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넘어지는 원인을 찾아 없애는 것이다. 노인은 왜 잘 넘어질까? 답은 간단하다. 눈이 잘 안보이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노안이 오고 백내장이 잘 온다. 따라서 돋보기 안경을 끼워드리고 백내장 수술을 해드려야 한다. 그리고 노인들이 잘 볼 수 있게 실내 조명을 밝게 유지해주어야 한다.

노인들은 또 여러 가지 지병이 있어 누워지내고 잘 움직이지 않으려고 한다. 움직임이 적으면 근육이 약해져서 잘 넘어진다. 따라서 아침 저녁으로 최소한 30분 이상 꾸준한 보행 연습을 시켜야 한다. 관절이 시원치 않으면 움직일 때 아프고 걸음걸이 또한 어둔하기 때문에 잘 넘어진다. 이럴 때에는 관절염을 치료해 드려야 한다.

노인들이 잘 넘어지는 장소는 미끄러운 마루나 욕실이다. 따라서 마루 바닥이나 욕실 바닥의 물기를 없애주어야 한다. 되도록이면 마루바닥에는 두꺼운 카펫트를 깔고 욕실 바닥에는 미끄럼 방지용 바닥 깔개를 까는 것이 좋다. 집안에 보행 보조 기구인 지팡이나 보행기를 두어 순간적으로 넘어지는 것을 피해야 한다. 계단이나 벽에는 노인들이 잡을 수 있도록 손잡이를 달아 드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 뼈를 강하게 하자

만약 넘어지더라도 뼈가 부러지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뼈를 강하게 만들어야 한다. 골다공증의 예방 또는 치료를 위한 가장 좋은 운동은 하루 30~40분씩 일주일에 3~4회에 걸쳐 유산소운동인 걷기운동 또는 가벼운 조깅을 하는 것이다. 심한 몸통 구부리기, 에어로빅, 축구, 요가 등은 피하는 것이 좋다.

뼈를 만들어 내는 데에는 칼슘과 비타민D가 필수적이다. 골다공증이 있다고 진단되면 칼슘과 비타민D를 복용하여야 한다. 복용량은 상태에 따라 조정하여야 하므로 전문가와 상의하는 것이 좋다. 또한 칼슘과 비타민의 체내 대사에는 햇빛이 반드시 필요하므로 노인들의 경우 자주 햇빛을 쪼여 주어야 한다. 평소에 우유를 하루에 한 잔 이상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교수는 "골다공증은 65세 이상의 여성이나 70세 이상의 남성은 기본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65세 이전이라도 장기 흡연 및 음주나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한 사람, 몸이 깡마르고 키가 큰 사람, 조기에 폐경이 된 여성은 골다공증의 위험군 환자로 반드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야 한다."면서 "특히 여성들은 폐경이 있고 난 후 5년이 지나면 반드시 골다공증 검사를 받아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움말 민병우 계명대 동산병원 정형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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