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4, 5월에 열리던 주왕산수달래축제가 33년 만에 존폐 위기에 섰다.
주왕산수달래축제는 청송사과축제와 함께 수 십 년간 봄과 가을을 대표하는 청송의 양대 축제로 자리매김해 왔으나, 최근 몇 년 새 주왕산에서 수달래가 자취를 감추면서 명맥을 이어가기 힘든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수달래의 공식 이름은 산철쭉이다. 진달래과에 속하지만 진달래와는 다르다. 참꽃이라고도 불리는 진달래는 꽃을 먹거나 술을 담글 수 있지만 수달래는 독성이 강해 그냥 먹으면 안 된다. 진달래는 산중턱에서 흰꽃이나 연분홍꽃을 피우지만 수달래는 물가에서 진분홍 꽃을 피운다. 현재 주왕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꽃은 수달래가 아닌 진달래다.
10년 전쯤부터 이상기온의 영향을 받기 시작하면서 불길한 징조가 나타났다. 그렇다고 해도 수달래축제 기간에 수달래가 만개하지 않는 정도였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는 아예 수달래가 자취를 감추는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올해는 상황이 더욱 심각해져 아예 축제 일정조차 잡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주왕산국립공원사무소는 20일 "현재 주왕계곡 인근에 수달래가 일부 군락을 이루고 있기는 하지만 꽃이 만개할 정도는 아니다"며 "주왕산 곳곳에 습지나 계곡이 기온변화로 말라가면서 수달래도 함께 사라지고 있다"고 했다.
공원사무소에 따르면 수달래를 경관자원으로 지정해 모니터링과 함께 증·이식 실험을 매년 해오고 있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청송군은 임의로 묘목을 키워 꽃을 피워도 봤지만 이마저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에는 축제기간에 수백만원어치 수달래 화분을 구입해 축제에 활용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만개한 수달래 군락을 기대하며 축제장을 찾은 관광객들이 화분에 담긴 수달래를 보고 크게 실망하며 발길을 끊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청송군도 축제 지속 개최에 대한 딜레마에 빠졌다.
한 주민은 "수달래가 피지도 않는데 주왕산수달래축제로 놀러오라고 하는 건 사기"라며 "청송군의 정확한 판단과 과감한 선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청송군 관계자는 "주왕산수달래축제 개최 여부를 위해 축제추진위원회와 주민 여론, 군의회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경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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