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언 추장이 이런 말을 했다. "내 안에는 늑대 두 마리가 있다. 한 마리는 고약하고 못된 놈이고, 다른 한 마리는 착한 녀석이다. 못된 놈은 착한 녀석에게 늘 싸움을 건다." 듣고 있던 사람이 물었다. "당신의 마음속에서는 어떤 늑대가 이깁니까?" 그러자 추장은 이렇게 대답했다. "내가 먹이를 더 많이 준 늑대가 이긴다."
우리는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있다. 3·1독립선언서를 다시 읽었다. 선조들은 일제의 침략주의에 독립 정신으로 맞서고, 강권주의에 자유평등 정신으로 맞섰다. 민족의 존엄함을 내세우며 인도적 정신으로 시위를 하였다.
역사 속의 3·1운동은 선언문 그대로의 실천이었다. 일제의 야만적 폭력 앞에서 어떻게 그렇게 평화로울 수 있었는가? 어떻게 그렇게 성숙할 수 있었는가? 어떻게 그 잔혹함을 인내할 수 있었는가? 진정한 믿음은 이렇게 어리석은 모습으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 3·1독립선언서 작성은 최남선이 했고, 종교인들이 앞장서서 발표했다. 그렇게 하는 것이 어울릴 만큼 거룩하고, 가치 지향적이고, 이상주의적이고, 신념을 담은 선언이었다.
나는 헌법 전문도 읽었다.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법통…을 계승한다"라는 문장으로 시작한다. 우리의 현실적 삶은 31운동 정신 위에 세워져 있다. 3·1운동 정신이 참이다. 헌법 전문에 '대한국민'이라 되어 있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국민'이라면 3·1운동 정신으로 살아야 한다. 오늘날에 읽는 31독립선언서는 일본에만 요구할 내용이 아니고, 우리가 실현하며 살아가야 할 선포이다. 우리 국민이 국제사회 앞에서 모범적으로 살아가야 할 목적이요, 우리 사회가 나갈 방향이고, 각자가 추구해야 할 가치다.
우리 사회의 무지막지한 폭력 앞에 소름이 끼친다. 갑질 논란이 그치지 않는다. 소위 땅콩 회항 사건, 기업인 양모 씨의 잔혹한 폭행이 보도되었다. 우리 사회에 숨겨진 폭력이 얼마나 많을까? 심석희 선수는 조재범 코치의 폭행을 폭로했다. 코치가 여자 제자에게 뇌진탕을 일으킬 정도로 폭력을 썼다면, 심지어 미성년을 성폭행했다면 인간에 대한 태도라고 볼 수 없다. 심 선수는 인간 이하의 취급을 당한 것이다. 오직 메달 때문에 참았다고 한다. 원래 제국주의가 그렇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무슨 희생이라도 강요하고, 정당화하는 것이다. 목적이 신이 되는 것이다. 메달이라는 목표가 이데올로기가 되어 모든 폭력을 정당화하고 묵인하고 감추어 버리는 수단이었다. 심 선수의 폭로는 자기 존엄의 선언이다. 심석희의 3·1독립선언서다.
앞으로는 판사가 모든 유죄 판결문에 '31독립선언서 100번 읽기'를 넣으면 어떨까? 제국주의와 평화주의, 폭력과 정의, 착취와 사랑. 우리 속에 있는 두 세력이다. 인디언 추장의 말대로 우리 마음속의 제국주의자와 평화주의자 중 평화주의자에게 힘을 더 실어주어야겠다. 역사의 교훈은 실천하라고 주어지는 것 아닌가?
나는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다음과 같이 선언한다. 1)'폭력적인 나, 폭력에 순응하는 나'보다 '정의를 갈망하는 나'를 응원한다. 2)사회의 모든 구성원이 '자유'를 누리며 '평등'한 관계에서 '평화'롭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애쓴다. 3)평화를 훼방하는 자기중심적 존재 방식과 탐욕적 생활 방식을 회개한다.
대구중앙교회대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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