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미술관 현대미술 거장 알렉스 카츠 개인전

알렉스 카츠 작
알렉스 카츠 작 'The Red Smile'

"나의 그림은 취미로 시작됐고 점차 흥미가 일면서 전업 작가가 됐다. 작업의 심미적 아이디어는 직관적이며 이성적으로 접근하고 있다."

전시장 초입에 들면 왼쪽에 인상적인 작품 하나가 눈에 띈다. 붉은 바탕에 중년의 백인여성이 살짝 미소를 머금은 듯한 옆면 얼굴이 화면의 절반쯤을 차지하고 있다. 작품명은 '레드 스마일'(1963년 작). 현대회화의 거장으로 가장 미국적인 화가로 손꼽히는 알렉스 카츠(Alex Katz'1927~)에게 예술적 영감을 끊임없이 주고 있는 부인 에이다(Ada)의 초상화로 작가의 특별 요청에 따라 전시되고 있다.

대구미술관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시로 작가의 작업세계 전반을 보여주는 '알렉스 카츠'전을 5월 26일(일)까지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물 초상화(43점), 풍경화(20점), 컷아웃(Cut Out'13점), 드로잉(36점) 등 작가의 초기작부터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110여점의 작품을 4개의 섹션으로 나눠 선보이고 있다.

색면 추상과 추상 표현주의가 대세를 이뤘던 1960년대 서구 미술계에 맞서 구상회화에서 독창적 작업세계를 구축한 카츠는 인물 초상에서 독보적 스타일을 선보이며 뉴욕을 대표하는 화가로 자리 잡았다. 그의 인물화는 주로 부인, 친구를 비롯해 동료 예술인이나 가까웠던 문인들을 우아하고 개성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작품의 크기 또한 추상 표현주의 회화처럼 100호를 훌쩍 뛰어넘는 대작들이다. 단색의 대형화면에 광고나 영화 속 등장인물처럼 대상을 클로즈업하여 두드러진 특징만을 표현하는 그의 인물화는 관람객들의 시선을 모으고 작품에 집중하도록 만들기도 한다.

"나의 인물화는 대상의 왜곡 없이 열린 태도로 작업을 한다. 그리고 그림의 해석은 온전히 보는 이들의 몫이다" 카츠의 이 같은 인물화에 대한 태도는 이후 많은 화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그는 1960년대 후반부터 인물뿐 아니라 꽃과 풍경도 캔버스에 담아냈다. 그의 풍경화의 특징은 사실적이면서도 단순하다. 보통 2, 3개의 색감만을 이용해 그린 그의 풍경화는 사실적 풍경의 재현이라기보다는 작가의 시선에 포착되고 지각된 순간의 '환경'이다.

특히 대구미술관 로비인 어미홀에 전시된 '컷 아웃'작품은 평면의 금속판에 그림을 그린 후 윤곽을 따라 잘라낸 평면조각이다. 배경을 없앰으로써 조각이 설치된 공간을 작품으로 개입시켜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든다. 어미홀 한 켠엔 또 작가가 1993년 작품 '1월 3일'을 제작할 당시 완성까지 걸린 시간 5시간을 압축한 21분짜리 영상도 감상할 수 있다.

섹션4 전시장에서는 작가가 대형 작품을 그리기 전 스케치와 습작에 해당하는 Small Study도 함께 볼 수 있다. 문의 053)803-7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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