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넷플릭스와 통신사는 왜 싸우는 건가요?

데이터 교통량 폭증시키는데 설비증설 부담은 통신사에
망 사용료 내면서 경쟁해야 하는 국내 동영상 서비스 업체도 불만

넷플릭스 초기화면. 인터넷 캡처
넷플릭스 초기화면. 인터넷 캡처

최근 구글(유튜브)이나 넷플릭스 같은 글로벌 콘텐츠 사업자(이하 CP)가 국내에서 영향력이 커지면서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이하 통신사)를 중심으로 이들이 '망사용료'를 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망 사용료는 통신사가 구축한 인터넷망을 쓰는 대가로 CP가 내는 비용이다. 통신사가 만들어 놓은 고속도로에 다수의 차량을 장거리 운행해 교통체증을 유발하면서도 통행료는 내지 않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통신사들은 이들 CP가 막대한 교통량(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면서도 도로확장 비용(인터넷 품질 유지 부담)을 떠넘긴다고 볼멘소리를 하는 것.

논란의 중심에는 국내에서도 안드로이드 앱 이용자 수가 지난해 1월 34만명 수준에서 12월 127만명으로 폭증한 넷플릭스가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방송 및 IPTV에 주로 쓰이는 Full HD 해상도보다 화소 수가 4배 많은 4K(UHD) 고화질 콘텐츠까지 제공하고 있다. 고화질 콘텐츠일수록 많은 정보를 전송해야 하기에 통신망에 많은 부담을 준다. 평일 퇴근 시간 이후나 주말 시간에 넷플릭스 접속이 지연되고 화질이 떨어진다는 가입자 항의가 통신사에 빗발치곤 한다.

통신사 입장에서는 사용자들이 선호하는 CP가 망 사용료를 내지 않는단 이유로 이용환경을 불량하게 유지한다면 고객 불만이나 이탈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어 울며 겨자 먹기로 통신망 증설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넷플릭스와 구글 등은 망 사용료를 내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구글의 경우 존 리 구글코리아 대표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망 사용료와 관련된 질의에 답변을 거부하며 모르쇠로 일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연간 700억원을 망 사용료로 내는 네이버, 300억원을 내는 카카오, 150억원을 내는 아프리카TV와 같은 국내 사업자가 불리한 경쟁을 한다는 역차별 논란도 나오고 있다.

통신업계가 협상에서 넷플릭스, 구글과 타 글로벌 통신사의 협상 전례를 잘 활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프랑스 1위 통신사 오렌지와 미국 2위 인터넷 사업자 컴캐스트 등은 구글·넷플릭스와 협상에 성공해 각 사로부터 망 사용료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페이스북이 지난달 SK브로드밴드와 2년여간 진행했던 망사용료 협상을 끝마쳤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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