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에어컨을 구매하려 대구 달서구 한 전자제품 매장을 찾은 박모(58) 씨는 판매사원의 설명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절전형 에어컨을 찾는데도 판매사원이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 상품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박 씨는 "지난해까지 1등급이던 에어컨이 올해는 4등급이라고 하더라"며 "너무 큰 차이에 선뜻 이해가 가지 않고 혼란스러웠다"고 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해 10월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기준을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판매사원들은 에너지소비효율등급뿐만 아니라 소비전력량을 확인해야 한다고 귀띔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에어컨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 변별력을 높이고 절전기술 발전을 촉진하기 위해 2017년 12월 등급 부여 기준을 대폭 상향 고시하고, 지난해 10월 1일부터 이를 적용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연말부터 가전 매장에서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에어컨이 사라졌다.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이후 각급 인증시험기관에서 에너지소비효율등급 판정을 받은 에어컨 117종 가운데 1등급은 전혀 없다. 3등급 66개, 4등급 39개, 5등급 10개 순이었으며 2등급은 2종에 불과했다.

당초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이던 제품이 최대 4등급으로 떨어지면서 오히려 5등급 제품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가격 차이는 크지만 등급으로는 비슷한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소비자 김모(30) 씨는 "에너지소비효율 4등급인 벽걸이형 에어컨이 5등급 제품보다 20만원 이상 비싸다고 해 5등급을 사려고 했다가 뒤늦게 바뀐 등급 기준을 알고 원래 계획대로 구매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판매사원들의 설명 전략도 바뀌고 있다. 한 전자제품 판매점 관계자는 "에너지소비효율등급 얘기를 꺼내면 소비자 반응이 나빠지는 탓에 에어컨 실외기가 계속 돌아가는 정속형과 그렇지 않은 인버터형으로 나눠 설명한다. 인공지능(AI) 탑재나 무풍 냉방 기능을 통한 절전 효과가 있을 경우에도 이를 강조하고 있다"며 "제품의 에너지소비효율등급만 보지 말고 소비전력량을 꼼꼼하게 확인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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