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하나 마나 한 민주당 'TK특위', 부산경남에 좀 배워라

더불어민주당이 대구경북 공략을 위해 구성한 '대구경북발전협의회'(TK특위)가 '있으나 마나 한 특위'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22일 대구에서 열린 TK특위는 지역 현안을 정부에 전달하거나 지역 민심을 대변하기는커녕, 형식적인 회의로 일관하다 끝났다. 아무리 행동보다는 구호가 앞서는 정치판이라고 해도, 그 정도가 지나치면 욕을 먹을 수밖에 없다.

이날 TK특위는 대구경북 중요 현안에 대해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고 넘어갔다. 참석자들이 문재인 대통령의 가덕도 신공항 발언, 반도체 클러스터 수도권 결정, 원전해체연구소(원해연) 경주 배제 등 소위 'TK 패싱' 논란을 모르지 않을진대, 일언반구도 없었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이날 주제가 내년도 예산 증액이었다고 하지만, 지역민이 궁금해하는 현안을 애써 회피하려 한다면 TK특위가 무슨 의미를 갖겠는가.

참석한 국회의원도 TK특위 위원장인 김현권 의원 한 명뿐이고, 설훈박광온 최고위원과 홍의락 의원 등 나머지 19명의 의원은 불참했다. 회의 뒷부분에는 대구경북 지구당 위원장들이 건의사항을 말하는 것으로 채워졌다고 하니 'TK특위'보다는 '지구당 위원장 회의'라고 하는 것이 나을 뻔했다.

참석자들이 가능하면 정권에 거슬리는 목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분위기였다. 좋은 말로 하면 '우군 편들기'이나, 나쁜 말로 하면 '눈치 살피기'다. 부산경남 민주당 의원들이 지역 이익을 위해서는 정부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라 씁쓸하다.

2년 전 기대를 모으며 출발한 'TK특위'가 회의 몇 차례 하고는 지역민에게 실망감을 안겨주고 있으니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런 행태로는 안 하느니 못한 만큼 새로운 각오와 정비가 필요하다. 민주당이 지역민에게 진심으로 다가서려면 지역 현안에 제 목소리를 내고 관철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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