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2월 26일'은 빅뱅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YG엔터테인먼트에게도 악몽같은 날로 기억될 듯하다. 현재 군복무 중인 지드래곤의 상병 진급이 누락된 사실이 오전에 알려져 관련된 모두가 곤혹스러운 상황이었는데 오후에는 승리가 자신의 사업 투자자에게 성접대를 하려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는 지드래곤의 진급 누락에 대해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는 입장을, 승리의 성접대 의혹에 대해서는 "사실 무근이며 조작된 메시지"라고 부인하는 입장을 발표했다.
빅뱅은 현재 대부분의 멤버들이 법적인 해결을 요하는 문제 뿐만 아니라 국민으로부터 도덕적 지탄을 받는 사건에 연루돼 있다. 탑의 경우 의무경찰로 군 복무중이던 2017년 대마초 흡연으로 결국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현역 대신 사회복무요원으로 군 복무를 전환해야만 했다. 지드래곤은 이번 상병 진급 누락으로 인한 군복무 불성실 의혹 뿐만 아니라 입대 전부터 계속 제기됐던 대마초와 관련된 세간의 의심을 완벽히 벗지는 못하고 있다. 승리는 성접대 의혹 뿐만 아니라 클럽 '버닝썬'과 관련된 의혹에도 완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결국 군 제대 후 정상적인 활동이 가능한 멤버는 2011년 교통사고로 사람을 사망하게 했다는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았다가 결국 무혐의 결론이 난 대성과 별다른 스캔들이 없었던 태양 뿐이다.
이번 사건에 관해서도 사람들이 여려가지 이야기를 입에 올리겠지만, 아이돌을 탐구하는 입장에서 가장 문제라고 생각되는 부분은 '이 사건 이후에도 빅뱅을 다시 볼 수 있을까'하는 것이다. 앞서 말한 사건사고 모두 대중의 용서를 쉽게 받기 힘든 내용들이다.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터졌을 때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승리는 재기 불가한 상황 아니냐"부터 "승리는 이러다가 군대가기 전에 교도소부터 먼저 갈 것 같다"는 다양한 걱정섞인 반응들을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걱정이 기우가 아닌 것이 벌써 일부 방송국에서는 화면에 탑이 등장하는 장면이 있으면 모자이크 처리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빅뱅은 2000년대 데뷔한 아이돌 중 음악으로도 흥행으로도 가장 큰 획을 그은 팀이다. 직접 작사·작곡·프로듀싱한 음반을 내 놓는, 그래서 아이돌보다는 아티스트로 불리는 게 더 어울릴 것 같은 그런 팀이었다. 지금도 빅뱅이 보여주는 음악의 결은 한국 아이돌 음악 중 가장 독특한 위치에 있고 독보적인 영역에 있다. 그래서 멤버들이 하나둘씩 군대를 갈 때도 팬들은 '꽃길'을 들으며 기다림을 인내할 마음의 준비가 돼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마치 80~90년대 사고뭉치 미국 록스타 같다. 군 제대 이후의 빅뱅은 과연 '거짓말'같은 음악을 내 놓을 수 있을까. 아니, 그런 음악을 내 놓는다 하더라도 대중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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