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한국당 황교안호, 보수 재건 위해 험한 길 마다하지 않아야

자유한국당 새 대표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뽑혔다. 황 대표는 당대표를 두고 경합했던 오세훈, 김진태 후보를 가볍게 따돌리고 보수 재건의 깃대를 잡았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지금까지 한국당이 겪어온 혼란과 정체(停滯)를 뒤로하고 문재인 정권을 견제할 대안 세력으로 자리매김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적지 않다.

한국당은 지난 7개월간의 지루한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끝냈지만 갈 길은 멀고 험하다. 한국당은 2016년 총선과 2017년 대선, 2018년 지방선거에서 내리 3연패 하고서도 '웰빙 정당'이란 이미지를 벗어던지지 못했다. 이번 전당대회 과정에서 보여준 모습 역시 지리멸렬 그 자체였다. 정책이 아닌 친박(親朴) 비박(非朴) 탈박(脫朴) 논란이 중심이 됐고 전당대회에 쏠려야 할 국민의 관심은 멀어졌다. 제1야당으로서 전당대회에 따른 '컨벤션 효과'도 누리지 못했다.

황 대표는 이 모든 부정적 요인을 아우르고 한국당을 진정한 보수정당으로 이끌 발판을 마련해야 할 의무를 진다. 내년 총선과 이어질 차기 대선에서 국민들로부터 이젠 표를 줄 만하다는 믿음을 얻어내야 한다. 지금 10%대에 머물고 있는 한국당의 지지율을 두 배 이상 끌어 올려야 앞으로의 선거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보수의 진정한 가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이념을 확실히 하는 데 있다. 이는 작은 정부와 법치주의, 기업 활성화를 통해 이룰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경제와 안보 등에서 지나친 좌파적 정책으로 이런 보수의 근본을 흔들고 있다. 그런데도 한국당이 아무런 대응도 못 하거나 안이하게 대응해 온 것은 유감이다.

황 대표는 잃어버린 보수의 가치를 재건하고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대여 투쟁에서 보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험난한 길을 마다하지 않아야 한다. 떠난 민심을 되돌리는 것이야말로 황 대표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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