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우리의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
28일 오전 11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교복을 차려입은 고등학생 8명이 결의문을 낭독하자 객석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1960년 2월 28일 당시 민주운동에 참가했던 학교에서 선발된 학생들이었다. 객석에선 백발이 성성해진 '그 때 그 주인공'들은 옛 기억을 떠올리며 함박웃음을 짓고는 학생들을 지켜봤다.
'2·28 대구, 민주주의의 뿌리'를 주제로 제59주년 2·28 민주운동 기념식이 이날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열렸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2·28 민주운동 기념일을 국가기념일로 격상시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매년 기념식을 열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낙연 국무총리와 권영진 대구시장, 이용섭 광주시장, 우동기 2·28 민주운동 기념사업회장, 이철우 5·18 기념재단 이사장, 시민과 학생 등 1천500여명이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2·28 민주운동이 대구에서 일어난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 민주화운동'이라는 데 초점을 맞췄다. 자연스레 당시 집회에 참여했던 8개 학교(경북고·대구고·사대부고·대구상고(현 상원고)·대구농고(현 대구농업마이스터고)·대구공고·경북여고·대구여고) 학생들이 기념식의 주체가 됐다.
당시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룬 뮤지컬이 공연됐고, 사대부고 남녀 학생들이 사회자를 맡았다. 기념공연에서는 민주운동 당시 사라져버린 대구고의 결의문을 작성자 최용호(76) 씨와 후배 학생들이 새로 만들어 낭독하기도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기념사를 통해 "2·28 민주운동은 58년이나 흐른 지난해에야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는데, 이는 정당한 평가가 너무 늦어진 것이다. 60주년을 맞는 내년에는 유공자를 더 많이 찾아 인정하는 등 의미 있게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기념식 후에는 참석한 학생들이 옛 교복으로 갈아입고 행사장을 출발해 2·28 기념중앙공원까지 1.3㎞를 행진하는 재현행사를 벌였다. 2·28 기념중앙공원에 도착해서는 '민주의 횃불' 점화식도 열었다.
한편, 2·28 민주운동은 대구 8개교 학생들이 이승만 정권의 독재와 부정에 항거해 자발적으로 일으킨 광복 이후 최초의 학생민주화 운동이다. 3·8 민주의거와 3·15 의거, 4·19 혁명의 기폭제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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