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추가 핵 동결을 대가로 금강산 관광,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해 남북 경제협력에 대한 상당한 진전을 이뤄낼 것으로 예측됐던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아무런 결실을 내놓지 못하고 끝나자 각계 전문가들과 시민들은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 모두 회담 직전까지만 해도 서로 호언장담을 이어가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띄웠던 탓에 시민들의 당혹스러움과 안타까움은 더욱 컸다.
◆한반도 평화,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
2차 북미정상회담이 종전선언을 이끌어 내며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던 시민들은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래도 '다시 만나겠다'는 양측의 입장이 분명한 만큼 다음을 기약하는 데 희망을 걸었다.
이창욱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대구경북본부 사무처장은 "국민적인 기대가 컸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성과가 나오지 않아 유감스럽다"며 "다만 이번 만남을 통해 북미 관계는 한층 좋아졌다고 하니 이후 만남을 기대해 본다"고 했다.
대구 중구 한 버스정류장에서 정상회담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던 박성우(33) 씨는 "이번에 잘되면 한반도가 핵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었는데 평화가 멀어진 것 같아 안타깝다"며 "하루빨리 문제가 해결돼 평화로운 시절이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워낙 장밋빛 전망 일색이던 회담이었기에 무엇 때문에 협상이 결렬됐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궁금증도 컸다.
정휘 포항 정휘한의원장은 "아무런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결렬된 북미정상회담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마음은 착잡하기만 하다"며 "어떤 부분에서 합의를 이뤄내지 못한 건지 궁금한데, 다음 협상에선 꼭 진전되기를 희망한다"고 기대했다.
일각에서는 회담 결렬이 예상됐던 시나리오라는 반응도 나왔다.
이길수(73·칠곡군 석적읍) 칠곡군보훈단체협의회 회장은 "북한이 핵 개발에 투자한 막대한 예산과 노력을 들인 것은 결국 핵보유국으로서 헤게모니를 잡겠다는 것"이라며 "미국이나 우리나 장밋빛 환상으로 핵을 보유한 북한을 상대하는 것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대구 중구의 한 식당에서 TV를 보고 있던 신영미(45) 씨도 "두 번째 만남에서 당연히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며 "이번 회담 결과가 못내 아쉽기는 하지만 어디로 튈지 모르는 사람들이 모여서 협상을 하는데 마냥 순항하리라고는 예측하지 않았다"고 했다.
◆기약 없는 개성공단 재개, 경제계 답답함 토로
지역 경제계도 이번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에 실망한 기색이 역력하다. 특히 수출 기업의 경우 번번이 발목을 잡아 온 한반도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하게 돼 크게 당황하는 분위기다.
이재경 대구상공회의소 상근부회장은 "북미정상회담은 경제인 입장에서도 아주 중요한 이슈였다. 한반도 주변의 대외 리스크가 줄어 외국인 투자가 늘고 개성공단을 비롯해 남북 경협이 진전되면 지역 기업에도 많은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말했다.
2016년 2월 개성공단 철수 이후 생산거점을 잃은 지역 기업 심정은 더욱 참담하다. 지난해부터 남북, 북미 관계에 훈풍이 불며 개성공단 재개를 준비해 온 이들은 계획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며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006년부터 개성공단에 입주해 스카프와 손수건을 생산해 왔던 서도산업이 대표적이다.
여동구 서도산업 이사는 "어제까지만 하더라도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다들 회담이 잘 마무리될 것으로 가정하고 개성공단 재개 시점을 얘기하고 있었는데 오후에 회담이 결렬됐다는 얘기를 듣고 깜짝 놀랐다"며 "시설 점검을 위해 꾸준히 방북을 신청하는 등 개성공단 재개를 준비 중이었는데 당장 막막하다"고 했다.
김달호 구미상공회의소 조사부장은 "한반도 평화 무드가 형성되면 기업체들의 직접적인 대북 투자는 물론 구미국가산업단지 기업체들의 수출길이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기대했는데 안타깝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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