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대구를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를 두고 뒷말이 무성하다. 이 총리가 2·28민주운동 기념식 기념사와 거리행진을 함께 하는 수고로움을 보이긴 했지만, 시민들은 할 말이 상당히 많은 듯하다. 이 총리가 지금까지 대구통합신공항 이전, 대구 취수원 이전 등을 놓고 이런저런 약속을 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아 실망감이 크다.
이 총리가 공개적으로 대구통합신공항 이전을 돕겠다고 밝힌 것은 한두 차례가 아니다. 올 1월에는 이 총리가 권영진 대구시장·이철우 경북지사와 만나 "국방부, 대구시 간에 절차상 차질이 있는 것으로 보여 정부가 적극적인 조정을 하겠다"고 다시 한 번 약속을 했다. 이날 국무조정실장을 배석시켜 대구시·경북도·국방부의 4자 면담도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그런데도, 통합신공항 이전의 키를 쥐고 있는 국방부는 사업비 증액을 요구하며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국방부가 시민 여론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전 후보지 선정을 질질 끌고 있으니 총리의 힘이 없는 것인지, 국방부가 총리 지시를 의식하지 않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
이 총리가 2017년부터 수차례 약속한 대구 취수원 이전도 결과가 덧없기는 마찬가지다. 이 총리는 지난해 10월 대구시장·경북지사·구미시장·울산시장이 물 공급 통합 용역 및 구미산단 무방류 시스템 도입 가능성 용역 등에 합의했다고 했다. 정작, 장세용 구미시장은 '합의하지 않았다'고 반발해 용역 결과가 나오더라도 취수원 이전은 어려울 것 같다. 그 자리에 엉뚱하게 울산시장까지 참여시켜 암각화 보호를 위해 대구 시민의 또 다른 식수원인 운문댐 물을 나눠 달라고 하니 어이가 없다.
이번 방문에서도 대구시는 총리에게 물기술인증원 유치, 수소콤플렉스 유치 등 지역 현안을 건의했다고 한다. 대구시의 절박한 마음은 알지만, 이 총리에게 건의를 해봤자 또다시 헛수고로 끝날 가능성이 높지 않을까 싶다. 총리는 '빈 약속'을 해서는 안 된다. 잘못하다간 말만 앞세우는 총리로 보이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이 총리는 먼저 공항, 취수원 이전 협조 약속을 지키는 것으로 신뢰를 회복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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