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식(51·가명) 씨는 하루하루 지내는 것이 힘겹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은 천근만근이다. 억지로 출근해 그럭저럭 오전을 버티다 점심을 먹고 나면 파김치가 된다. 집중력이 떨어지고 업무 효율은 오르지 않는다. 그런데도 "큰 문제가 없다."는 건강검진 판정을 받았다. 과연 괜찮은 것일까?
정승필 영남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장)는 "각박한 우리나라에서 피로하지 않은 것이 비정상이겠지만, 그래도 특별히 심각한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면 원인 질환이 있는지 한 번쯤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잠을 자고 나서도 개운하지 않다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은 심각한 피로감을 호소하며 일생생활에 지장을 준다고 한다. 그럼, 어떤 경우가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일까? 학생의 경우 학업성적이 떨어지거나 지각을 자주 하게 되고, 직장인은 일의 실수가 잦아 자주 지적을 받는다든지 고객 응대의 어려움이 생기는 경우를 생각해 볼 수 있다. 이런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아직 만성피로의 원인은 정확하게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 복용하는 약물이 원인일 수도 있고, 암이나 관절염, 당뇨병, 갑상샘 기능 이상 등 특정한 질환으로 인해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병원을 방문하면 일단 이런 기저 질환이 있는지, 어떤 약물을 복용하고 있는지를 일차적으로 알아본다.
현재 복용하는 약물이나 기저 질환이 없는 데도 심한 피로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로 진단받기 위해서는 단순한 피로감 이외에 몇 가지 증상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중 중요한 증상은 '잠자고 난 뒤 개운한 느낌이 있는가?' 하는 것과 '활동이나 운동 후에 더 피로한가?'이다. 만약 충분히 잤는데도 피곤한 느낌이 있다든지, 주말에 운동이나 집안일을 하고 나서 파김치가 된다든지 한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 인지장애와 기립성 저항 증상까지!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은 또한 대부분 인지장애와 기립성 저항 증상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기억력이 떨어지고 집중이 안 되며, 이해 속도가 예전보다 느리고 멍한 증상이 자주 생긴다. 게다가 10분 정도 서 있으면 어지럽다든지, 걸을 때 균형을 잃어버린다든지, 또는 귀에서 소리가 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이밖에도 전신 통증이나 위장장애를 흔히 호소한다. 이러한 증상들은 뇌의 정상적 기능을 담당하는 신경전달물질과 관련이 있다. 우울감이나 수면 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만약 정신과 진료에서 별다른 이상을 발견할 수 없다면, 뇌 기능을 포함한 전신적인 기능의 불균형이 있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만성피로 증후군은 주로 40대 이상,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 자주 나타난다. 그러나 사회활동이 왕성한 20~30대 학생과 직장인들에게도 만성피로 증후군은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주로 앉아서 생활하는 직장인이라면 목·어깨 통증과 소화불량 등 위장장애를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10대와 아동들까지 만성피로 증후군에 노출되기도 한다. 아이들이 피로감으로 학교 가기 싫어한다든지, 이유없이 짜증을 내고 야뇨증·수면장애 증상을 보인다면 부모의 특별한 관심과 관찰이 요구된다.
▶ 개인차를 고려해 치료해야 한다
피로감은 사람에 따라 주관적으로 나타나는 증상이다. 때문에 개인차를 고려하여 치료해야 하는 질환이다. 치료 기간도 개인의 특성과 병력에 따라 차이가 있다. 대부분 2~3개월 치료를 받으면 전체 환자의 70% 정도에서 호전을 보이지만, 기저 질환이 있거나 증상이 심한 분들은 6개월 이상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운동 후 불쾌감이 없어지고, 수면 후 개운한 느낌이 든다면 만성피로 증후군에서 회복된 셈이다. 전신의 기능이 회복되어서 나타나는 현상들이다.
정 교수는 "학생들이나 직장인 중에서 만성피로 증후군 환자들이 많은 것을 보면, 스트레스와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도움말 정승필 영남대병원 교수(가정의학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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