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간기증, 간이식이 뭐길래" 하나뿐인 내편, 박성훈 母 이혜숙의 돌변, 최수종과 유이의 갈등…현실에서는?

하나뿐인 내편, 이혜숙과 최수종. KBS2
하나뿐인 내편, 이혜숙과 최수종. KBS2

3월 2일 방송된 KBS2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 95, 96회의 핫 키워드는 '간 이식'이었다. 박성훈(장고래 역)이 간경화 말기라는 사실이 가족에게 알려졌다. 이에 엄마 이혜숙(나홍실 역)은 수개월 남짓 시한부 삶을 살아야 하는 아들을 살리기 위한 간 이식 타진에 나섰다.

우선 자신은 물론 동생이자 박성훈의 이모인 진경(나홍실 역)의 간 이식 가능 여부를 알아봤지만, 병원에서는 불가 판정을 내렸다. 아울러 박성훈의 동생인 윤진이(장다야 역) 역시 간 이식을 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인 것으로 검사 결과가 나왔다.

하나뿐인 내편, 박성훈과 나혜미. KBS2
하나뿐인 내편, 박성훈과 나혜미. KBS2

◆친가족은 못 해주는 간 이식, 최수종 핏줄은 가능?

즉, 박성훈의 친족 모두 간 이식을 해 줄 수 없는 상황.

이에 이혜숙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친구 차화연(오은영 역)을 찾아가 차화연의 아들이자 자신에게는 사위인 정은우(왕이륙 역)가 혹시 간 이식을 해 줄 수 없는지 간곡히 요청한다. 그러자 차화연은 입장 바꿔 생각해보라는 식으로 정색을 한다.

그리고 결국 박성훈의 부인 나혜미(김미란 역)마저 남편이 간경화 말기라는 사실을 시어머니 이혜숙으로부터 듣게 된다. 박성훈과 만나 울음을 터뜨리며 부둥켜 안은 나혜미는 간 이식을 위한 검사를 받지만, 자신도 부적합 판정을 받고 만다. 결국 나혜미는 언니 유이(김도란 역)를 찾아가 자초지종을 얘기하는데, 이때 최수종(강수일, 강기사 역)이 우연히 이 내용을 듣게 된다.

이어 극중 장면으로는 구현되지 않았지만, 최수종도 간 이식 관련 검사를 받았는데 적합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온다. 이에 최수종은 이혜숙을 찾아가 아들에게 간 이식을 해드리면 안 되겠느냐고 묻는다.

이어 3월 3일 방송될 97, 98회 예고편에서도 핫 키워드는 간 이식일 것임을 암시한다. 앞서 최수종이 이혜숙의 남편을 죽인 범인으로 알려졌는데(최수종에게는 누명), 이에 윤진이는 오빠에 대한 최수종의 간 이식을 부정적으로 보며 화를 내지만, 이혜숙은 최수종의 간 이식 말고는 박성훈을 살릴 방법이 없다며 눈물을 쏟는 모습이 예고편에 담겼다.

그러자 결국 유이는 최수종에게 자신이 대신 간 이식을 할 것이라며, 아빠와 갈등을 빚는 모습이 나온다. 이에 최수종은 "그건 이 아빠 죽으라는 소리랑 똑같아!"라고 외친다. 그동안 극중 몇 번 나오지 않은, 최수종이 유이에게 화를 내는 장면이다.

이에 예고편에는 등장하지 않았지만, 혹시 유이도 나혜미의 요청으로 간 이식 검사를 했고 적합 판정을 받은 것은 아닌지 추측된다. 즉, 한 핏줄이기에 유전 요인이 같은 최수종과 유이 둘 다 박성훈에 대한 간 이식 적합 판정을 받은 셈이고, 정작 박성훈의 친가족들은 모두 간 이식을 해 줄래야 해 줄 수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인 것.

하나뿐인 내편, 나혜미와 이혜숙. KBS2
하나뿐인 내편, 나혜미와 이혜숙. KBS2

◆억만금이 있어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 간 이식

최수종은 현재 자신이 누명을 벗을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혜숙 가족에게 용서를 구하는, 이들 가족에게 진 어떤 '빚'을 갚으려는 의도로 간 이식에 나선 것으로 추측된다. 박성훈은 누명을 쓴 것이긴 하지만 어쨌든 살해당한 피해자의 아들이다. 아울러 최수종은 박성훈의 이모이자 자신에겐 연인이었던 진경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예고편에 드러난대로 유이가 왜 아빠 대신 간 이식을 하겠다고 나섰는지는 짐작하기 힘들다. 간 이식은 기증자가 고령일수록 위험한 것으로 극중 의사의 언급을 통해서도 알려졌다. 이에 따라 고령인 아버지를 대신해 자신이 나서려 한 것으로 보인다.

95, 96회에서 드러난 간 이식의 또 다른 뉘앙스는 억만금이 있어도 마음대로 이뤄낼 수 없다는 것이다. 상당한 재력이 있는 이혜숙 가족은 물론, 더욱 많은 재력을 보유한 차화연 가족이 할 수 없고 또한 강한 거부 반응을 보이는 것을, 가진 거라곤 '서로 같은 편' 몸뚱아리 밖에 없는 최수종과 유이는 능히 할 수 있다는 게 아이러니다.

그러면서 이혜숙이 주변 사람들에게 간 이식을 요구하며 보여준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친구인 차화연을 찾아가 얘기를 꺼내놓고는, 입장을 바꿔 생각해보라는 차화연의 말(반대로 자신의 자식에게 네 자식의 간을 이식해 줄 수 있겠느냐는 내용)에 아무런 대꾸를 하지 못했다. 또한 그토록 미워하던 며느리 나혜미를 찾아가 '태세 전환'을 하더니 "우리 고래 좀 도와달라"며 간 이식을 요구하는 맥락의 발언을 했다. 물론 극중 나혜미는 이혜숙이 이렇게 말하지 않았더라도 사랑하는 남편을 위해 간 이식에 나설 마음이었다.

어쨌든, 자식을 살리려는 엄마라면 누구라도 물불 가리지 않겠지만, 평소와 너무나 다른 이혜숙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놀랐다.

하나뿐인 내편, 유이와 최수종. KBS2
하나뿐인 내편, 유이와 최수종. KBS2

◆간 이식에 대한 우리 사회 인식은?…언론 보도 '효심' 프레임

사실 비슷한 사례가 온라인에서 화제가 된 바 있다.

2017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간 질환을 앓고 있는 시어머니 및 그 가족이 며느리에게 간 이식 수술을 부탁했다는 내용의 '썰'이 올라왔다. 간 질환이 집안 내력이라서 남편은 물론 시동생 모두 간 이식 부적합 판정을 받았고, 시아버지 역시 70대 중반으로 고령이기 때문에 간 이식이 어려워 결국 며느리인 자신이 시어머니의 유일한 희망이 됐다는 것.

그러자 친정에서는 외동딸을 시집 보냈는데 간 떼어주려고 보냈느냐며 이혼을 종용했다고.

이에 며느리는 아픈 시어머니가 안타까우면서도 현재의 상황이 좀처럼 내키지 않는 복잡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런데 앞서 2004년에는 실제로 간암 말기 시어머니에게 며느리가 간을 이식해 준 사연이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다. 이 보도에서 기자는 시부모 모시기를 꺼리는 요즘 젊은 며느리의 지극한 효성이 시어머니의 눈시울을 붉혔다고 코멘트를 했다.

이를 포함해 간 이식은 언론에서 꾸준히 '효심' 프레임으로 보도해 왔다. 가족 간 간 이식 사례는 자식이 부모에게 해주거나, 부모가 자식에게 해주거나, 부부간에 등이다. 이 가운데 자식이 부모에게 간 이식을 해주는 사례가 좀 더 조명을 받은 것이다.

특히 1999년에는 한 대학에 합격한 학생이 아버지에게 간 이식을 해주면서 등록금을 간 이식 치료비로 쓰고, 대신 대학 등록을 포기한 사례가 큰 화제였다. 이에 대학은 다음 해 효행자 특별전형에 이 학생이 응시하면 무조건 합격시켜주기로 했고, 장학금도 마련해줬다. 아울러 전국 각지에서 이 학생을 도우려는 모금이 이어졌다. 이 소식을 전한 기사 역시 효심 프레임이었다.

그런데 같은 1999년에는 사업이 망하자 폭력배를 동원해 동업자를 납치, 투자금 대신 자신에게 이식할 간을 내놓으라고 강요하는 사건도 터졌다. 이 소식을 담은 기사에서는 지금도 여전한 '돈으로도 살 수 없는' 프레임을 읽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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