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람만기는 임금이 모든 정사(萬機)를 친히 살핀다(親覽, 혹은 親攬)는 뜻이다. 때로는 군왕이나 어린 왕을 대신해 정사를 보는 태후나 권신의 노심초사를 높여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는 한국어의 어순에 따라 만기친람이라 한다. 현재 중국에서는 친람만기라는 말은 사라지고 대신 매일 많은 일을 처리하는 공직자들의 노고를 가리켜 일리만기(日理萬機)라는 말을 많이 쓴다. 중국에서 친람만기하면 삼국시대 촉나라의 승상(丞相, 재상)이며 지략으로 유명한 제갈량(諸葛亮)을 떠올린다. 제갈량은 선제 유비(劉備)의 뜻을 받들어 그의 무능한 아들을 황제로 모시고 촉나라의 모든 정사를 떠맡아 노심초사한다.
제갈량은 오장원에서 위나라의 사마의(司馬懿, 사마중달로 더 잘 알려져 있음)의 군대와 대치했다. 사마의의 군대는 움직이지 않았다. 사마의는 제갈량의 친람만기 결과를 정확히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제갈량은 사마의를 도발하기 위해 사자를 보냈다. 사마의는 제갈량이 잘 먹고 잘 자는지, 평소에는 어떻게 지내는지만 물었다. 사자는 "저희 승상께서는 늦게 주무시고 일찍 일어나시며, 병사에게 벌로 곤장 20대를 치는 일부터 친람만기하십니다. 그리고 식사도 아주 적게 하십니다"고 답한다. 사자를 돌려보내고 사마의는 웃으며 말했다. "밥도 제대로 못 먹고 휴식도 못 하고 사소한 일까지 도맡아 한다니 제갈량이 죽을 날이 머지않았구나." 얼마 지나지 않아 제갈량은 과로로 숨을 거두었고, 그가 이끌던 촉나라 군대는 물러갔다.
대통령도 인간이고 체력에도 한계가 있다. 야당은 모든 것을 대통령에게 따진다. 국민청원도 하루 수십 건이다. 청와대 대변인은 대통령이 이미 만기친람하고 있다고 한다. 모두 한심하다. 대통령이 만기친람하면 그 많은 공직자들은 다 어디에다 쓸지 궁금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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