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식이 한창이던 4일 오전 경북도청신도시 내 호명초등학교. 공사 자재와 장비가 학교 인근 인도와 차도에 널려있어 한 눈에도 아직 공사가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일부 학생들은 놀이터처럼 공사 자재 위를 오르내렸고, 장비와 자재 사이를 위험하게 뛰어다니기도 했지만 이를 통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차도를 점령한 자재 탓에 승용차를 타고 학교에 온 학생들은 도로 중간에서 내려야 했다.
미준공 상태로 입학식을 진행한 호명초교 문제는 학교 내부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장 주변에 설치된 보도블록은 블록마다 높낮이가 달라 발이 걸리기 일쑤였고, 학생을 위한 놀이시설은 안전상 문제 등으로 출입이 통제됐다.
또 화장실 세면대마다 수도에서 섞여 나온 흙 등 이물질 가득했고, 공사 중 발생한 먼지가 창틀 등 곳곳에 쌓여 있었다. 특히 새로 지은 건물이나 공사 현장에서 나는 특유의 냄새도 채 가지지 않아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코를 자극했다.
손녀 입학식을 보러 온 A(68) 씨는 "아무리 새로 지은 학교라도 해도 냄새가 너무 심하다. 머리가 지끈지끈 아플 지경인데 여기서 어떻게 공부를 할 수 있을 지 걱정"이라고 했다.
호명초교가 이처럼 미준공으로 졸속 개교하면서 학생들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 날씨와 임금 문제 등으로 준공 일정이 미뤄져 입학 연기가 불가피하다는 지적(매일신문 1월 4일 자 8면)에 불구하고, 미준공 상태로 예정된 입학식을 강행한 것이다.
학부모 B씨는 "공사도 덜 끝난 상태에서 입학식을 밀어부칠 줄은 상상도 못했다. 아이를 맡기는 부모 입장에선 이런 문제에 대해 학교 측에 말을 꺼내기 쉽지 않지만 안전과 건강 문제가 걸려있다보니 대부분 학부모들이 꼼꼼히 학교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호명초교 관계자는 "자녀를 마땅히 맡길 곳이 없는 많은 맞벌이 학부모들이 '예정된 날짜에 개학이 되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우려가 컸다"며 "돌봄교실이나 방과 후 교실 등에 대한 신청도 많아서 정원을 넘겼다. 그만큼 당장 학교를 필요로하는 학부모가 많아 입학을 미룰 수가 없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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