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청 신도시에 '군(예천)이 시(안동)를 이기는' 이른바 '상권 역전'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달로 도청 이전 3주년을 맞은 도청 신도시는 안동시와 예천군 경계에 걸쳐 있다. 도청사를 기준으로 서북쪽의 예천군 상권은 초기 침체를 벗고 안정세를 넘어 확장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 비해 서남쪽 안동 상권은 침체일로다.
도청이 옮겨올 때만 해도 안동 상권이 예천을 능가했지만 상황이 완전히 뒤바뀐 것이다. 예천의 경우 중심상업지구 주변으로 들어선 아파트 숲이 상권 부흥을 이끌었다. 이에 비해 서남쪽 안동 상권은 정주 인구가 적은 오피스텔과 원룸촌 위주로 형성되면서 갈수록 위축되고 있다.
경북도청 이전과 함께 도청 서문 부근에 문을 연 한 식당은 지난달 폐업했다. 주인 김모(53) 씨는 "일대 상권의 경우 점심시간 등에만 반짝 손님이 있을 뿐 저녁이나 주말에는 손님이 아예 뚝 끊겨버린다"며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이 곳 상당수 음식점은 주말 영업을 하지 않고 있다.
도청 남쪽의 한 편의점은 세입자를 구하지 못해 1년이 넘도록 폐업할 당시의 자물통이 채워진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이곳에 분양된 대지도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 풀만 무성한 채로 방치돼 있다.
임대료도 바닥을 친 지 오래다. 새로 지은 오피스텔도 한 달 임대료가 30만원이 채 안된다. 수도권에서 최근 도청 주위로 이사 온 박모(59) 씨는 "보증금을 100만원까지 낮춰줄 수 있고, 심지어 보증금 없이 월세만 내도 된다'는 말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고 했다. 매매 및 임대 거래가 사라진 탓에 공인중개소도 개점휴업 상태다.
이에 비해 예천 쪽 상권은 권리금이 붙는 등 확장 추세다. 상업지구를 중심으로 유명 외식 프랜차이즈부터 호텔, 병원, 약국, 마트 등이 잇따라 들어서 상권이 안정화되고 있다. 이곳 이서영 공인중개사는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서 상권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며 "임대료는 물론 권리금도 오르는 추세"라고 했다.
신도시의 상권 역전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윤 경북도 신도시조성과장은 "도청 서남쪽은 오피스텔과 근린생활 지구여서 상업지구가 넓게 있는 북쪽 상권에 비해 열세인 것은 맞다"면서도 "향후 2기 신도시 건립과 여러 민간 투자가 맞물린다면 신도시 서남권 상권도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댓글 많은 뉴스
국힘 김상욱 "尹 탄핵 기각되면 죽을 때까지 단식"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민주 "이재명 암살 계획 제보…신변보호 요청 검토"
국회 목욕탕 TV 논쟁…권성동 "맨날 MBC만" vs 이광희 "내가 틀었다"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