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美, 동창리 파장 확산 경계…"협상 계속" 메시지 속 압박 병행

트럼프 "조금 실망" 수위 조절·美당국자 "핵심 시설 아냐" 긴급 브리핑
"트럼프 첫 임기 안에 완전한 비핵화 달성",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제재 면제 검토 안 한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 방문을 마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를 배웅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바비시 총리와 회담에 앞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와 함께 백악관 방문을 마친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를 배웅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바비시 총리와 회담에 앞서 북한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 움직임과 관련해 '김정은에게 실망했느냐'는 기자 질문에 "실망스럽다"며 이틀 연속 '실망'을 표현하면서 "지켜보자. 약 1년 내에 알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한이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복구를 빠르게 진척시키는 신호가 포착되는 상황에서 미국이 강온식 '상황 관리'에 나서며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드러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대한 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안 한다'고 선을 그었다.

7일(현지시간) 미 북한전문매체 38노스는 전날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을 토대로 미사일 발사대와 엔진시험대를 재건하려는 공사가 빠른 속도로 계속되고 있다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이 정상가동 상태로 복귀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도 이날 동창리 발사장이 복원된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조금 실망했다"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전날 북한의 동창리 발사장 복구 움직임 보도에 대해 사실일 경우라는 단서를 달며 "매우 매우 실망할 것"이라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인 데서 한발 더 나간 것이다. 그러나 후속 협상 재개를 위해 판을 깨지 않는 제한적인 범위에서 북한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같은 입장은 이날 오후 갑작스럽게 잡힌 미 국무부 고위당국자의 브리핑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그는 동창리 발사장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약속대로 검증 과정을 거쳐 폐기될 대상임을 분명히 하면서도 "북한 핵인프라의 핵심적 부분은 아니다"라고 거듭 언급했다. 미국이 최대압박을 내세우면서도 동창리 변수로 북한과의 협상 재개가 막히는 것을 원치 않는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정부는 또 오는 2021년 1월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안에 북한의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FFVD)를 달성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핵분열 물질에서부터 대량살상무기(WMD)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핵 사이클 전체를 아우르는 완전한 비핵화 방침도 내놓았다.

미 국무부 고위 당국자는 "우리는 최대한 빨리 그곳에 도달하기 위한 대담한 방식에 확실히 몰두하고 있다"며 "도전은 갈수록 더 커지고 북한의 위협은 사라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무부는 그러나 비핵화 시간표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비핵화 '수준'이라며 시간표에 얽매이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한편, 미국 국무부 고위당국자는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에 대한 제재 면제를 검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재개 방안도 미국과 협의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미국이 최대압박 기조를 내세워 제재 면제 가능성도 일단 차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김지석 선임기자 jiseok@imaeil.com·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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