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지진은 유발지진? 지열발전소 연관성 밝혀진다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 20일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 발표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되었지만 복구되지 않은 상당수 건물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2018년 11월13일 현재) 철거를 앞둔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 건물이 출입통제 없이 방치돼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포항 지진이 발생한 지 1년이 되었지만 복구되지 않은 상당수 건물이 위험에 노출돼 있다.(2018년 11월13일 현재) 철거를 앞둔 북구 환호동 대동빌라 건물이 출입통제 없이 방치돼 있다. 우태욱 기자 woo@msnet.co.kr

이달 20일 발표 예정인 포항지진 정부조사연구단의 '포항지진과 지열발전의 연관성 분석 연구 결과'를 두고 포항시민과 법조계 등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지질학회는 포항지진 관련 연구과제와 관련해 이날 서울 한국언론진흥재단 기자회견장에서 정부조사연구단의 결과 발표회를 연다고 8일 밝혔다.

정부조사연구단은 지난해 3월 산업통상자원부가 국내외 지질학 전문가 16명을 구성해 출범했으며, 1년여간 포항지열발전소가 포항지진에 미친 영향을 연구·분석했다.

이번 발표는 이달 중순 해외조사위원 5명과 국내 조사·자문위원 11명이 각각 도출한 결과를 재분석한 뒤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2017년 11월 15일 규모 5.4 포항지진이 발생한 이후 포항시민과 일부 지질학 전문가들은 포항지열발전소가 지진을 유발했을 가능성 크다고 주장해왔다.

이번 발표는 앞으로 진행될 포항지진 관련 소송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로 인한 유발지진이라는 결과가 나온다면 지난해 말 포항시민 1천여 명이 정부를 상대로 낸 수억원대 손해배상 소송에서 승소할 기능성이 커지게 되고, 이럴 경우 유사 소송으로 번져 수조원대 소송으로 확대될 수도 있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관계자는 "전문가들이 어떤 결론을 내느냐에 따라 소송 결과도 크게 달라질 것이다. 상당히 어렵고 까다로운 재판이 될 전망"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포항 시민은 정부조사연구단의 결과 발표회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소식에 불만을 터트리고 있다. 시민 최모(55) 씨는 "포항에서 발생한 지진이고, 포항시민이 가장 피해를 많이 입었고 그만큼 관심도 높은데, 굳이 서울에서 발표해야 하나"며 "포항에서 발표하면 안 될 이유라도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포항시도 "대한지질학회에서 연구단 포항지진대표로 활동한 2명에게만 발표회 알림 공문을 보내고, 시에는 어떤 소식도 전하지 않았다"며 불편한 기색을 표했다.

정부조사연구단 관계자는 "연구원들이 충분히 협의를 거쳐 발표 장소를 골랐다. 해외연구원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에서 발표하는 것으로 안다"며 "연구원들 모두 학자의 양심을 걸고 연구과제에 임한 만큼 결과가 발표될 때까지 믿고 기다려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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