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부대 밖에서는 군인 휴대폰 사용 어떻게 보나

▶군 내 PC방 1세대가 바라본 군인의 휴대폰 사용

06년 군번인 이종원(34) 씨는 사지방 1세대이다. 이 씨는 사지방이 처음 생길 당시 논란이 많았다고 기억한다. "군인이 인터넷을 사용하면 군 기밀이 유출된다거나 군 기강이 많이 빠질 거란 얘기가 많았죠." 실제로 인터넷 열기는 오래가지 않았다. 사지방 운영 초반에는 사용자가 많아 대기하는 장병도 있었지만 곧 열기가 사그라졌다. 장병들이 많이 접속하는 사이트가 '싸이월드'나 포털 사이트로 한정되어 있었고 게임을 할 수도 없었다. 물론 문제점도 있었다. 당시만 해도 사지방은 돈을 내고 사용했기 때문에 체크카드에 돈이 있는 사람만 자주 들락날락했다. 이 씨는 장병들이 휴대폰을 사용하면 더 많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했다. 휴대폰 기종에 따른 위화감도 생길 수 있고, 요금제도 다르면 데이터를 무제한으로 사용하는 장병이 있는가 하면 아닌 사람도 있을 거란 얘기다. "이러다 부대 내에도 와이파이를 설치해달라는 거 아닌지 모르겠어요. 아무리 새 시대에 맞춘다고 하지만 군대는 어느 정도 절제와 인내가 필요한데 부족한 게 없으면 전시 상태에서 통제가 될까요?"

▶곰신이 바라본 군인의 휴대폰 사용

달서구 사는 박지윤(23) 씨는 2017년 8월 곰신(군대 간 남자친구를 기다리는 여자친구. '고무신'의 줄임말)이 되었다. 최근 남자친구가 휴대폰을 사용하게 되면서 매일 연락을 주고받는다. 박 씨는 주로 자격증 시험 준비 중인 남자친구를 위해 자료나 참고로 할 만한 사이트를 미리 찾아 알려준다. 예전 수신용 전화를 사용할 때는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거나 서로 통화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지금처럼 함께 자격증을 준비하는 일은 어려웠다.

박 씨는 남자친구로부터 부대 안 분위기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도 들었다. 예전에는 바깥세상과 소통할 통로가 없으니 장병들끼리 같이 취미 생활이나 이야기도 많이 하는 편이었지만 최근엔 각자 자리에서 휴대폰만 쳐다보는 일이 잦아졌다고 한다. 박 씨는 "장단점이 있지만 결국엔 주어진 환경을 어떻게 활용하느냐는 개인의 몫인 것 같다. 남자친구도 휴대폰 사용이 공부하고 사회복귀를 위해서는 도움 되지만 부대 생활이 너무 개인적으로 바뀌어 걱정하더라."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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