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 단체의 노력으로 대구경북 여성 독립운동가 발굴과 이들에 대한 연구결과는 계속해서 축적되고 있다. 하지만 정작 이들을 보고 느끼고 기억할 공간은 태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그나마 마련된 공간도 설명이 부족하거나 잘못돼 시민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쉽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은 3·1운동 100년을 맞아 대구 여성독립운동가 기념장소의 변화를 제안했다.
3·1만세운동길 초입에 들어서면 벽면에 만세운동에 동참했던 신명여학교의 학생과 교직원의 자료 일부가 걸려있다. 하지만 자료가 있는 벽은 서너곳일 뿐, 벽면 대부분은 텅 비어 있다. 만세운동길이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다는 지적이다.
송혁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원은 "일반 시민들에게 여성독립운동가를 알릴 여러 가지 공간이 많지만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했다. 그는 이제라도 비어있는 공간에 신명여학교 독립운동가의 자료를 보완하고, 현계옥과 정칠성 등 독립운동에 앞장섰던 인물들에 대해 널리 알릴 필요성을 지적했다.
대구여성가족재단의 연구로 밝혀진 근대 여성운동의 효시이자 여성 국채보상운동의 시작 남일동 폐물폐지부인회에 대한 설명도 오류가 있다. 중구 진골목 입구에 세워진 표지석에는 '진골목에 살던 일곱 분의 부인이 패물을 바쳤고(후략)'라는 설명이 적혀 있다.
그러나 재단의 연구에 따르면 폐물폐지부인회의 결성 장소로 유력한 곳은 남일동 109번지에 위치한 정경주의 가옥이다. 현재 이곳은 동성로 제일빌딩 인근으로 진골목과는 거리가 있다.
또 진골목 초입에는 폐물폐지부인회를 언급한 표지판이 있지만, 이 중 정경주 여사만이 실명으로 거론돼 있을 뿐이다. 재단의 연구로 부인회의 실명이 밝혀졌음에도 나머지 부인들은 대부분 누군가의 어머니, 누군가의 아내로 안내하고 있을 뿐 수정하지 않은 것이다.
최세정 대구여성가족재단 연구위원은 "지금까지 잘못 알려졌던 역사적 사실을 수정하고 새롭게 밝혀진 사실을 보완해 시민들이 대구 여성들의 독립운동 활약에 대해 보다 정확하게 이해하도록 대구시가 앞장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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