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문재인 정부, 이번 개각은 역대 최악의 편중 인사다

문재인 정부가 지난 8일 단행한 개각을 두고 혀를 차는 이들이 많다. 집권 3년 차를 맞고도, '지역 편중' '코드인사' '대구경북 배제'라는 변함없는 기조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애초부터 '탕평 인사'를 기대하지 않았기에 그리 실망할 것도 없지만, 이런 마음 씀씀이로 어떻게 국정을 이끌어갈지 걱정이 앞선다.

이번에 지명된 7개 부처 장관의 출신 지역은 호남 4명, 부산경남(PK) 2명, 강원도 1명이다. 호남 출신은 기존의 장관 3명을 더하면 모두 7명이나 돼 가히 '호남 전성시대'라 할 만하다. PK 출신은 4명이다. 18개 부처 중 11명의 장관이 호남·PK 출신이라니 지독한 편중인사가 아닐 수 없다.

반면에 대구경북은 단 한 명도 입각하지 못했다. 전임 정권의 '부역자' 취급을 받는 TK 출신은 능력과 상관없이 등용되기 어려운 분위기다.

위의 상황을 종합하면 정권의 지지기반에서 태어나면 장관이 되지만, 지지기반이 아닌 곳에서 태어나면 장관을 꿈꾸지 말라는 결론이 나온다. 민주국가에서 상상하기 힘든 차별이다. 과거 정권들도 '코드 인사'를 했지만, 소외·특정 지역에 대한 배려는 빠트리지 않았다. 이번 정권은 염치나 체면도 없고, 오로지 자기 '편', 자기 '표'만 챙겼다. 거기다 '전라도 정권'으로 착각할 만큼 특정 지역만 몰아주고 있으니 줄어들었던 지역감정을 다시 불붙이려는 의도가 아닌지 묻고 싶을 정도다.

그러면서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장관 후보자 프로필을 출생지가 아닌 고등학교 출신지로 발표했다. 이렇게 계산하니 호남 출신은 4명에서 0명이 됐고, 대구경북 출신은 0명에서 1명이 됐다. 국민 눈을 속이려는 조삼모사(朝三暮四)의 전형이다. 청와대는 이런 '잔머리'를 쓰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국민을 화합시키고 힘을 모을지에 신경을 써야 한다. 이번 개각은 역대 최악의 편중 인사였다는 사실만큼은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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