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국악협회가 주축이 되어 지역 국악인들의 염원인 '국악전용극장' 설립 추진 운동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늦어도 한참 늦은 일이지만 국악인으로서 또 시민의 한사람으로서 쌍수를 들어 환영할 일임에 분명하다.
필자는 10년 전 즈음 지금의 대구삼성창조캠퍼스 부지에 국악당을 설립하여 콘서트하우스, 오페라하우스, 국악당의 세 개 공연장을 하나의 벨트로 묶어 공연문화 중심도시로의 지향점을 몇몇 문화 관련 인사들에게 제안한 바 있다. 또 수년 전에도 국악전용극장 추진 움직임이 있었으나 어떠한 이유인지 모르게 유야무야되었던 기억이 떠올라 이번만큼은 주도면밀한 계획과 실행이 따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전통문화는 한 민족의 정체성을 규정하는 핵심 요소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좁은 땅덩어리에 비해 엄청난 전통문화 유산을 물려받은 대단한 민족으로 수십 년의 일제강점기 문화 말살 시기를 거치면서도 그 맥을 잃지 않고 계승과 발전을 해왔다.
오늘날 미주와 유럽의 젊은이들은 K-POP이라는 거대한 한국발 문화 조류에 열광하는 것을 넘어 한국의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 또한 높은 것도 사실이다.
그러한 연유로 문화 강대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그것을 토대로 창의적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일은 선택의 여지가 없는 필수적인 일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2017년 대구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로 선정이 되었고 필자는 음악창의도시로의 향후 대구시의 역량과 방향을 논의하는 실무회의에 참여한 바 있다. 이 자리에서 나는 "전통음악의 탄탄한 기반이 없는 창의적인 사업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며, 국제적인 도시로의 위상과 경쟁력은 남들이 가지고 있지 않은 고유함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작업이 이루어질 때 극대화된다" "다른 나라의 음악가들이 도저히 흉내 내지 못할 고유함은 바로 한국의 전통음악이며 이것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공적 지원과 더불어 전통문화예술의 소프트웨어를 집약할 수 있는 충분한 하드웨어(공간)를 보유해야 함이 당연하다"고 토로한 바 있다.
이번 기회에 좀 더 확장된 시각에서 '국악전용극장'을 포함한 '대구 전통예술공원'(가칭)을 제안한다.
접근성이 용이한 도심에 전통예술의 다양한 공연이 선보일 국악당과 교육이 이루어질 교육장, 그리고 무형문화재의 체험 공간과 다양한 문화 상품의 소비가 이루어질 원스톱 복합 공간이 들어서야 한다.
주변은 고증을 통한 한국의 전통 정원을 조성하여 시민들에겐 산책과 휴식을, 관광객들에겐 한국 전통문화 체험 공간으로, 또 대구를 대표할 랜드마크로서의 위상을 갖춘 그야말로 전통문화의 멀티플렉스가 만들어진다면 대구시가 표방하는 1천만 관광도시 조성의 한 축이 될 것이며 다음 세대에 자신 있게 물려줄 유산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현재 국악전용극장 건립을 촉구하는 대구시민 1만 명 서명운동이 전개되고 있고 당위적인 명분이 있는 사업으로 판단되는 만큼 대구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이 문제를 공론화하여 실행해주기를 바란다.
댓글 많은 뉴스
[단독] 경주에 근무했던 일부 기관장들 경주신라CC에서 부킹·그린피 '특혜 라운딩'
최재해 감사원장 탄핵소추 전원일치 기각…즉시 업무 복귀
"TK신공항, 전북 전주에 밀렸다"…국토위 파행, 여야 대치에 '영호남' 소환
헌재, 감사원장·검사 탄핵 '전원일치' 기각…尹 사건 가늠자 될까
계명대에서도 울려펴진 '탄핵 반대' 목소리…"국가 존립 위기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