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창문 열면 공동묘지가….'
경주 도심의 대표적 흉물인 황성동 공동묘지(매일신문 2009년 10월 6일 자 12면)가 시민을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묘지를 정비한 자리에는 주차난 해소를 위한 대규모 공영주차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아파트와 다가구주택이 밀집한 황성동 484번지 일대엔 9천여㎡에 걸쳐 250여기의 묘지가 빽빽이 들어차 있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150기 정도가 무연고 묘지인 것으로 경주시는 파악하고 있다.
황성동은 경주의 대표적인 주거지로 꼽히지만 1980년 이전만 하더라도 소나무가 우거진 숲이었다. 묘지는 일제강점기부터 이곳에 자생적으로 생겨났다는 게 인근 주민들의 설명이다.
황성동에 개발 바람이 분 것은 1980년대 중반쯤이다. 인근에 동국대 경주캠퍼스와 용강산업단지가 자리잡으면서 공동묘지 주변까지 주택과 아파트가 들어서기 시작했다. 2000년 이후엔 주변에 다가구 주택까지 들어서며 주거지역이 공동묘지를 둘러싼 형태가 됐다.
게다가 상당수가 무연고 분묘로 관리가 안 된 탓에 묘지 주변은 풀과 덩굴이 엉키고 각종 쓰레기로 넘쳐났다. 이런 이유로 인근 주민들은 "제발 공동묘지 좀 옮겨 달라"며 지난 10여년 간 경주시에 대책 마련을 호소해왔다.
경주시가 올해부터 흉물로 방치된 황성동 공동묘지 정비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숙원은 해결될 전망이다. 시는 다음달 분묘조사 용역 결과가 나오는대로 개장 공고를 낸 뒤 올 하반기부터 이장을 위한 보상에 나설 계획이다.
묘지를 정비한 자리엔 2022년까지 3천900여㎡ 규모의 주차장을 지어 인근 주민의 주차난을 해소하겠다는 게 경주시의 계획이다.
경주시 관계자는 "사업을 마무리하는데 분묘 이전비 7억원과 주차장 공사비 4억원 등 11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분묘 이전을 모두 마치려면 최소 2년 정도가 걸릴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른 시일 내에 사업을 마무리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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