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무리하게 개교 일정 맞춘 도청 신도시 호명초 학생들 두드러기 등 새집증후군 몸살

지난 4일 개교한 도청 신도시 호명초등학교. 개학한 뒤 일주일가량 지난 이달 9일에도 여전히 공사 마무리가 덜 돼 건축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 있다. 윤영민 기자
지난 4일 개교한 도청 신도시 호명초등학교. 개학한 뒤 일주일가량 지난 이달 9일에도 여전히 공사 마무리가 덜 돼 건축 자재들이 곳곳에 쌓여 있다. 윤영민 기자

경북도청 신도시에 새로 들어선 호명초등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에게 호흡기와 피부 이상 등의 증상이 발생하면서 '새집증후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최근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지난 4일 학교에 다니기 시작한 뒤부터 아이들 피부에 붉은 반점이나 두드러기 등의 발진이 생겼다'는 이야기가 단연 화제다.

이를 두고 학부모들은 새집증후군 가능성을 강하게 제기하고 있다. 이들에 따르면 건축자재와 새 가구 등에서 나는 냄새가 심하고, 수돗물에서도 약품 냄새가 난다는 것.

한 학부모는 "지난 4일 입학식 날 학교에 갔을 때 성인인 나도 코가 아플 정도로 독한 냄새가 났다"며 "평소 피부 질환이 없던 아이들이 학교에 다닌 후부터 피부에 심한 두드러기가 올라왔다. 작은 애는 가려움증도 호소해 긁다가 피가 나기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학부모는 "경북도교육청이 공사도 덜 끝났는데, 무리하게 개교 일정을 맞추려다 보니 학생들만 피해를 입게 됐다"며 불만을 터트렸다.

최근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호명초 환경 관련 우려 대화 내용. 캡처 사진
최근 지역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온 호명초 환경 관련 우려 대화 내용. 캡처 사진

애초 경북교육청은 지난달 4일까지 호명초교 공사를 마무리하고 실내 정비 등에 나설 계획이었지만 지난해 무더위와 한파, 임금 문제 등의 이유로 공사가 늦어지면서 개교 전날인 이달 3일 밤까지도 공사가 이어졌다.

이에 경북도교육청은 열을 발생시켜 실내의 냄새를 밖으로 빼주는 장비를 배치하고 공기정화장치도 작동하는 등 문제 해결을 위해 뒤늦게 나섰지만 시간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경북도교육청 관계자는 "입학 전 용역을 통해 실시한 공기질 측정 검사에서 모든 항목이 기준치 이하로 나왔다"며 "공사에 쓰인 자제들도 녹색마크 인증 제품을 사용해 학생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 "피부가 민감한 학생들의 경우 다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현재 피해를 본 학생 현황을 파악 중"이라며 "피부 질환 등을 호소하는 학생들의 증상이 학교시설 때문에 발생했다는 의료기관의 진단이 나올 경우 보험 처리를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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