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문화 학생·학부모 대상 '맞춤형 교육 프로그램' 눈길

찾아가는 한국어 교실로 방과 후 집중 지도…학부모 대상 자녀 지도 교육·통역 봉사 등 기회 제공

올해 대구시교육청은 다문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한다. 한 다문화 학생이 교사로부터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올해 대구시교육청은 다문화 학생과 학부모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해 운영한다. 한 다문화 학생이 교사로부터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제공

다문화 가정, 이주노동자 300만 시대다. 어엿하게 사회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지만, 일부 다문화 가정의 자녀들은 언어 장벽에서 초래되는 교육 위기에 직면해있기도 하다.

이로 인한 교육 낙오를 막기 위해 대구시교육청은 다문화 가정 자녀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맞춤형 지원 정책을 운영하고 있다.

◆언어 구사력·학교 적응력 극대화

내달부터 시작되는 '찾아가는 (한)국어 교실'과 '찾아가는 한국어학급'은 다문화학생의 학교생활 적응을 위해 마련됐다.

'찾아가는 (한)국어교실'은 학령기 초기(유치원~초등학교 3학년)나 한국어로 의사소통이 어려운 다문화학생을 대상으로 한국어강사가 학교 또는 유치원을 방문해 1대 1로 한국어교육을 지원한다. 지난해 다문화학생 170여명이 참여해 한국어 의사소통능력과 학교 적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줬다.

'찾아가는 한국어학급'은 먼 거리 등 다양한 이유로 한국어학급이 설치된 학교에 입교하지 못한 입국 2년 이내의 중도입국 및 외국인가정 다문화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1대 1로 매칭된 한국어강사가 방과 후에 방문해 한국어 및 한국 문화를 집중 지도함으로써, 학교 수업과 한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다.

최소 2개 국어 이상을 구사할 수 있는 다문화학생의 능력을 극대화하기 위한 활동도 진행한다.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이중언어로 발표하는 '이중언어말하기대회'와 이중언어 구사능력에 따라 4박5일간 숙박형 수준별 분반 수업을 하는 '이중언어캠프'를 연다.

또한 올해 새롭게 운영되는 '다다익선 글로벌 개척 프로젝트'는 다문화학생과 비(非)다문화학생이 공동 프로젝트를 기획, 추진하는 수업이다. 팀원들은 다문화학생 부모 출신 나라의 역사, 문화, 생활 모습 등을 탐구하거나 우리나라 유적지 탐방을 하며 다양한 나라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갈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외에 진로 계발을 위한 진로·직업교육 프로그램과 심리·정서 안정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다국어 문자서비스를 통해 다문화교육 관련 정보를 제공한다"며 "올해는 더욱 많은 다문화학생들이 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문화 학부모 대상 교육 강화

지난 10일 달성군 화원읍행정복지센터에서는 특별한 행사가 열렸다. 중국, 베트남, 우즈베키스탄 등 다양한 나라 출신의 '초등학생 엄마' 12명으로 구성된 '다문화 엄마학교' 1기 입학식이 열린 것.

이들은 오는 7월까지 온라인·오프라인 수업을 병행해 가정에서 자녀를 지도하는 방법을 상세하게 배울 예정이다. 이를 통해 초등학교 교육과정을 이해하고 학생의 학습력 향상, 가족관계 개선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서류 심사와 면접을 통해 선발된 이들은 매주 총괄평가 시험 등 까다로운 교육과정을 받게 된다. 또 가정학습 지도 내용을 SNS 등을 통해 공유하거나 출신 국가의 문화와 예술을 발표해보는 수업도 가질 예정이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최근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면서 자녀 지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가정이 늘고 있어 정기적인 다문화가정 학부모교육을 실시하게 됐다"며 "'엄마의 가정학습 지도력 부재가 해소되지 않는 한 다문화가정 자녀교육의 미래는 없다'는 생각으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문화 학부모들이 사회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도 늘리고 있다. 다문화 학부모 인력풀을 구축해 긴급 통역 봉사나 번역, 다문화 관련 강의·체험·행사 지원 등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대구에는 지난해 8월 기준 통역 봉사(88명), 번역(54명), 강의 지원(56명), 행사 지원(69명), 체험 지원(62명), 기타 봉사(45명) 등 6개 영역별로 인력풀이 활동하고 있다.

또한 다문화학생들이 학교 등에서 상담 진행 시 적극적으로 통역 등의 보조를 맡아 학교생활 적응력을 높이는 데 도움을 주기도 한다.

대구시교육청은 다문화학부모와 비다문화학부모가 함께 하는 동아리 활동도 지원한다. 매년 공모를 거쳐 10팀을 선정하고, 상호 이해를 위한 프로그램 운영을 위해 팀당 100만원 가량을 지원한다. 이를 통해 다문화학부모의 교육활동 참여와 소통 기회를 늘리고, 자연스럽게 자녀 교육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다문화가정 자녀 상당수가 아직 미취학 연령이거나 초등학생이므로, 교육위기를 신(新) 성장동력 육성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며 "다문화가정의 엄마가 주도적으로 자녀교육을 챙길 수 있도록 돕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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