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의 자동차부품업체 A사는 중국 현지공장을 두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베이징 1공장 가동 중단을 결정한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도 옌청 1공장 가동을 검토하고 있어서다. 실제로 이들 완성차 공장이 멈춰선다면 수주 물량 감소는 불 보듯 뻔하다.
A사 관계자는 "사실상 중국 공장은 현대·기아차 납품만 바라보고 지었는데 상반기 중 현대·기아차 모두 가동이 중단되면 부품업체 가동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며 "공장 문을 닫지는 않겠지만 구조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가 중국 현지 공장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면서 완성차업체를 통해 중국에 수출하던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현대·기아차 중국 공장에 납품하며 간접 수출하던 지역 협력업체들은 매출 감소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의 대중 수출액은 18억4천만달러로 이 가운데 약 8.9%인 1억6천만달러가 자동차부품업종에서 나왔다. 대부분은 지역 협력업체들이 부품을 생산, 중국 현대·기아차 공장에 납품한 성과였다. 수출로 잡히지 않는 지역 1차 협력업체들의 중국 현지 공장 납품액까지 포함하면 지역 업계의 중국 의존도는 더 높아진다.
지역 자동차부품업계의 대중 수출액 감소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지난해부터 국내 완성차 업체가 중국 시장에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대구경북 자동차부품업체 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8.2% 감소했다.
이번 현대·기아차의 공장 가동 중단으로 인한 피해가 특히 지역의 영세한 2·3차 협력업체에 집중될 것이라는 아우성도 들린다. 자체 수출을 하지 못하고 완성차업체 의존도가 높은 업체들이 사실상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지난해 지역 자동차부품 수출이 10억2천만달러로 전년 대비 4.6% 늘어나는 와중에도 중국 수출은 크게 줄었다. 직접 수출하는 기업보다 완성차업체에 2, 3차로 납품하는 곳의 어려움이 더 크다"며 "올해 감소폭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업체들이 판로를 다변화하고 미래차 투자를 늘리는 등 도전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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