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시, 공원일몰제 분란 해결에 적극 나서라

요즘 대구시내 공원 부지에 땅을 소유한 지주들과 대구시·구청 간의 갈등이 꽤 시끄럽게 진행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내년 6월 말 시행되는 도심 공원일몰제를 앞두고 지주들이 대구시구청에 매입, 개발 허용 등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가 지주들의 요구에 대해 소극적 내지 회피하는 태도로 일관해 분란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알 수 없다.

앞산공원, 두류공원 등에서도 지주들의 문제 제기가 있지만, 가장 시끄러운 곳은 수성구 범어공원이다. 지주 측이 실력 행사에 나서 범어공원 산책로 곳곳에 철조망을 설치했다. 일부 시민은 화풀이로 철조망·현수막 등을 훼손하고, 지주 측은 곧바로 복구하고 고발 경고문을 부착하는 등 웃지 못할 해프닝이 연일 벌어지고 있다.

시민이 즐겨 찾는 한적한 공원이 분쟁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살벌하고 짜증 나는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지주와 행정기관이 끝없는 싸움을 벌이는 통에 애꿎은 시민들만 피해를 입고 있다.

지주들이야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한다는 명분이라도 있지만, 대구시는 지금까지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다. 공원일몰제가 도입된 것이 지난 2000년인데도, 지난 20년 동안 '규제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으로 손 놓고 있었으니 이런 분란이 생겼다. 이제는 대구시가 태도를 바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야 한다. 예산 타령만 하기보다는, 가능한 사유지는 매입하는 것이 옳다.

우리가 반드시 막아야 하는 것은 민간개발이다. 도심공원이 파괴되면 대구는 볼 것 없는 도시로 전락할 수 있다. 혹시 미래에 일어날지 모르는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대구시가 매입을 서둘러야 한다. 핵심 부지를 골라 매입하는 것도 좋겠지만, 대구의 미래와 시민 이용도 등을 고려해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것이 좋다. 대구시가 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문제 해결에 나서길 주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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