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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태의 세상속의 종소리]연금술사가 빚은 마이센도자기

이재태 경북대 의대교수
이재태 경북대 의대교수

황금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인류 역사와 함께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만지는 것 모두가 금으로 변하는 미다스의 손을 원한 것이 평범한 우리들의 속마음이었다. 금을 향한 열망은 연금사들을 낳았다. 그들은 납과 구리 등을 금으로 바꾸는 데 평생을 바쳤으나, 결코 성공할 수 없는 과업이었다. 그러나 그 과정은 자연과학의 발전과 함께 신기한 발명품도 낳았다.

중세 유럽에서 금만큼 비싸고 인기 있던 보물이 중국산 자기였다. 진흙을 구운 도기에 비하여 돌가루인 고령토와 흙을 섞어 1천200℃ 이상에서 구워낸 자기는 강하여 얇게 만들 수 있다. 유럽의 귀족들은 광택이 나고 아름다운 중국 자기에 열광하였다. 17~18세기에만 7천만 개의 도자기가 중국, 일본에서 수입되었는데, 큰 자기 한 개는 큰 주택 한 채 가격과 비슷했다. 유럽인들도 자기를 만들려고 노력했으나, 필수 재료인 고령토를 알지 못했다.

독일 작센공국의 왕은 유명한 연금술사인 뵈트거를 마이센성에 감금하고 금을 만들게 한다. 그러나 금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알고는, 도자기를 만들라고 명령했다. 뵈트거는 8년의 노력 끝에 고령토를 발견하고, 1709년 자기 제조법을 알아냈다. 마이센의 자기는 드레스덴 상인들에 의해 팔려나갔고, 제조법은 유럽으로 파급된다. 한편 감금 상태에서 화학 실험을 반복하였던 이 연금술사는 37세에 요절한다. 이 우아한 여인(사진)이 마이센의 채색 도자기 종이다.

마이센의 성공은 유럽인들의 중국 자기에 대한 열망과 동양 문화에 대한 열등감을 동시에 사라지게 하였다. 유럽 열강들은 중국을 가볍게 생각했고 마침내는 홍콩, 마카오도 점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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