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나 원내대표가 12일 연설에서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말을 듣지 않게 해 달라"라고 말한 것을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반발하면서 후폭풍이 거세고 일고 있다.
청와대도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발언에 유감을 표하면서 사과를 촉구한 반면 한국당은 나 원내대표의 연설 도중 민주당이 고성, 퇴장 등으로 항의한 것에 사과를 요구하며 맞섰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그동안 한국당이 지적해 온 문제들을 총체적으로 거론하면서 "이 나라가 무모하고 무책임한 좌파정권에 의해 쓰러져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선 문재인 정부의 경제 정책을 거론하면서 "대한민국 헌정질서를 정면으로 무시하는 '헌정 농단' 경제 정책으로 위헌"이라며 "소득주도 성장의 실패가 자명한 데도 정부가 경제정책의 근본적인 방향 전환 없이 '세금 퍼주기'로 경제 실정을 가리는 데 급급하다"고 지적했다.
나 원내대표는 이어 안보 분야와 관련해 "문재인 정부가 '가짜 비핵화'로 얻은 것은 한미훈련 중단뿐"이라며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또 "민생 분야에서도 미세먼지, 탈원전, 4대강 보 철거를 보면 문재인 정부가 좌파 포로정권이라는 명백한 증거"라며 "강성노조에 질질 끌려다니며 노동개혁은 시작도 못 했고, 촛불청구서에 휘둘리는 심부름센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선거제 개편 문제와 관련해서도 나 원내대표는 "의회 민주주의 부정"이라고 '수용 불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국회의원 숫자를 270명으로 줄이고 비례대표제를 완전 폐지하는 한국당 안을 거듭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한정우 부대변인은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일 뿐만 아니라 한반도평화를 염원하는 국민에 대한 모독"이라며 "대통령까지 끌어들여 모독하는 것이 혹여 한반도평화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 아니길 바란다"고 유감을 표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교섭단체 연설 직후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나 원내대표를 강도 높게 규탄하고, "사과하지 않으면 그를 야당 원내대표로 인정할 수 없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의총에서 "나 원내대표의 '김정은 수석대변인 발언'은 대한민국 국가원수에 대한 모독죄"라며 "즉각 법률 검토를 해서 국회 윤리위에 제소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맞서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의 윤리위 제소 방침과 관련해 "만약 그런 부당한 조치가 있게 되면 정말 단호한 대처를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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