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핵폭탄'이라 할 만 했다.
클럽 안에서 벌어진 단순한 폭행 사건이 지금은 경력 10년이 넘는 아이돌 그룹의 존망을 위태롭게 했을 뿐만 아니라 많은 K-POP 가수들의 운명을 갈라놓을 사건이 되고 말았다.
승리나 정준영을 옹호할 생각은 당연히 없다. 그들은 정말 엄청난 범죄를 저지른 것이고, 많은 사람의 인생을 망쳐놓았다. 소위 '지라시'라 불리는 사설 정보지에 돌아다니는 아이돌 가수들의 이름이 꽤 있는 것으로 안다. 당장은 억울하겠지만, 만약 그들도 승리와 정준영이 저질렀던 범죄에 동조했거나 가담한 사실이 드러나면 그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이번 사태를 보면서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이 사건으로 인해 한창 커 나가는 K-POP의 양적·질적 발전에 제동이 걸리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특히 승리가 몸담고 있는 '빅뱅'의 경우 단지 '아이돌'로서의 위치도 엄청나지만 '아티스트'의 측면에서도 굉장히 인정받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다. 이 사건으로 인해 우리는 한국 대중음악의 한 획을 그은 아티스트가 무너지는 과정을 실시간으로 지켜보게 됐고, 그들이 다시는 돌아올 수 없음도 두 눈으로 확인하는 고통을 겪고 있다.
또 '그들이 사는 세상'이라는 말처럼 아이돌의 화려한 삶은 많은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들이 사는 세상'이 알고 보니 마약과 성 추문으로 얼룩진 '더러운' 세상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순간, 젊은이들이 품었던 선망은 실망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팬들이 '내가 좋아하는 오빠들도 저러지 않을까'라는 의심을 품는 순간, 팬들은 아이돌에 대한 사랑을 거둬들일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된다면 팬들의 사랑을 먹고사는 아이돌은 위축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악순환이 시작되면 많은 가수들이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만들어 놓은 K-POP의 위상과 인기는 문자 그대로 모래성처럼 무너질 수도 있다.
이 사건을 살펴보면서 사건의 중심에 있는 빅뱅의 승리가 보여준 대처와 YG엔터테인먼트가 보여준 대처에도 실망감을 감출 수 없었다. 승리가 인스타그램에 남긴 여러 해명과 입장 발표는 '이 사태에 책임지겠다'는 모습보다는 '어떻게든 빠져나가겠다'는 몸부림으로 보였다.
또한 팬들은 내가 좋아하는 가수에게 완성도 운운하며 앨범 발매는 미루고 곁가지 사업이나 확장하는 YG엔터테인먼트를 기대하지 않는다.
아무튼 이번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돼서 아이돌을 탐구하는 게 우스운 일이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리고 이 사건 때문에 순수하게 무대를 꿈꾸는 아이돌 연습생이나 가수 지망생들이 무대 뒤 추한 모습에 꿈을 접는 일 또한 없었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정말, 이번 사건은 많은 사람들의 꿈, 희망, 즐거움을 꺾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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