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 수출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대구경북 제조업계는 마냥 웃지 못하고 있다. 늘어난 수출액 상당수가 대부분 규모가 큰 1차 협력업체에 집중돼 있어서다. 지역 중소기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2, 3차 협력업체에선 수출 증가보다 내수 부진 체감도가 높다는 아우성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가 12일 발표한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통계 확정치에 따르면 국내 중소기업 수출액은 전년 대비 2.5% 증가한 1천87억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소기업 수도 9만4천285개사로 역시 역대 최다였다. 같은 기간 대구 수출액도 전년 대비 12.3% 증가한 81억달러로 2000년 지방자치단체 수출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높았다.
긍정적 소식에도 지역 상당수 제조업체들은 위기감을 호소한다. 특히 자동차부품 업계의 경우 직접 수출할 여건이 안 되는 2, 3차 협력업체들은 수출 증가로 인한 경영 개선을 전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에 있는 1차 협력업체에 제품 전량을 납품하는 이들 업체 입장에서 수출 증가는 남의 얘기다.
지역 영세업체들은 '낙수효과'조차 기대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였다. 늘어난 수출 규모 이상으로 내수시장이 얼어붙어 있는 데다 원자재값, 최저임금 인상까지 감안하면 사실상 경영 개선 요인이 없다는 것이다.
대구 성서산단의 한 금속가공업체 대표는 "지난해 매출액이 55억원 정도로 1년 새 5억원 가까이 줄었다. 수주 물량도 소폭 감소했지만 원자재값, 인건비 등 고정비용 비중이 커졌다"며 "2, 3차 협력업체 입장에서 가장 중요한 국내 차 판매량이 감소 추세다. 수출기업과 그렇지 않은 곳의 격차가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부품 업종은 설상가상으로 수출마저 줄고 있다. 최대 수출시장인 미국에서 전기차에 투자가 몰리면서 기존 내연기관차 수요가 준 영향이다. 지난해 국내 자동차부품 수출은 전년 대비 8.5% 감소한 43억달러에 그쳤다.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본부 관계자는 "지역 내에서도 기업 규모에 따라 체감 경기의 괴리가 크다. 수출이 아무리 늘더라도 수출 비중이 높지 않은 지역 산업 특성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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