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관계 '몰카' 동영상을 찍고 유포한 혐의를 받는 가수 겸 방송인 정준영(30)이 12일 오후 6시께 인천국제공항으로 입국했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파란색 모자를 장발에 눌러쓴 정준영은 이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출발해 대한항공 KE018편으로 입국했으나 기다리던 취재진의 질문에 웅얼거리듯 "죄송합니다"라고만 말한 뒤 도망치듯 공항을 빠져나갔다.
그는 로스앤젤레스에서 tvN '현지에서 먹힐까? 시즌3'를 촬영 중이었으나 성관계 영상 유포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날 급히 귀국했다.
정준영은 '보도된 카카오톡 내용 전부 사실이냐', '피해자에게 할 말 없느냐', '시청자와 팬들에게 할 말 없느냐'는 물음에는 어떠한 해명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입국장 게이트 내에서 만난 취재진이 '영상을 몰래 찍어 유포한 혐의 인정하나' 등을 묻자 "(기도하듯 두 손을 모은 채) 미안하다. 질문에 답 못하겠다. 계속 질문하면 그냥 갈게요"라고 답했다.
공항을 빠르게 빠져나가는 정준영을 100여 명의 취재진이 대거 따라가면서 경호원과 몸싸움이 발생하는 등 일대는 아수라장으로 변모했다. 그는 대기하던 경호원과 함께 검정색 승합차를 타고 공항을 떠났다.
이번 파문은 전날 'SBS 8 뉴스'가 빅뱅 멤버 승리의 해외 투자자 성접대 의혹 대화 내용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방에 있던 연예인 중 1명이 정준영이라며, 그가 다른 지인들과 만든 카톡방에서도 불법 촬영한 성관계 동영상과 사진을 공유했다고 보도하면서 일파만파로 번졌다. 그의 카톡방에 등장한 피해 여성은 2015년 말부터 이듬해 2월까지 약 10개월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다수 여성 팬의 사랑을 받는 연예인이 또 다시 같은 혐의로 논란을 일으키고, 여성을 성(性) 상품 취급하는 행태가 상습적이었다고 알려지면서 대중의 분노는 거셌다. 그는 앞서 지난 2016년에도 전 여자친구의 신체 일부를 몰래 촬영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는 검찰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고 방송에 복귀한 일이 있다.
연예계에서는 이번 사건이 정준영 개인의 추락에서 그치지 않고, 애꿎은 피해자가 나올까 봐 우려하는 분위기다.
이날 인터넷 매체 디스패치가 정준영이 만든 카톡방에 다수 지인이 참여해 걸그룹 멤버 등과의 '원나이트' 경험을 공유하고 품평을 했다고 보도한 뒤 온라인 커뮤니티와 일명 지라시에는 미확인 여성들의 이름이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급기야 일부 소속사는 악성 루머라며 법적 대응도 시사했다.
사안의 심각성을 고려한 방송계는 사실상 정준영 퇴출 수순을 밟았다. 그가 출연 중이던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과 tvN '짠내투어' 등 예능 제작진은 출연을 중단시켰다.
정준영이 5월 출연 예정이던 음악 페스티벌 '뷰티풀 민트 라이프' 측도 SNS를 통해 "소속사 요청에 의해 출연이 취소됐다"고 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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