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패션기관, 이번에는 통합해야

지역 섬유패션 기관들이 예산 축소와 적자로 인한 경영난을 극복하고, 업무 효율화를 높이기 위해서는 번번이 무산됐던 통합 논의를 이번에야말로 재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업계 내에서 나오고 있다.

대구에 설립된 섬유패션 관련 전문기관은 한국패션산업연구원(이하 패션연)과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 다이텍연구원 등 전국 관련기관 8곳 중 3곳이대구에 몰려 있다.

대구 3 곳 모두는 국내 시장규모 축소, 주수입원인 정부·지자체 예산 감축에 따라 전례 없는 경영 악화를 겪고 있다. 40여 명이 근무하는 패션연은 운영비가 2017년 33억원 수준에서 지난해 30억원으로 줄어 회사 공과금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섬개연도 올해 적자가 유력하다. 이 때문에 수년 전부터 업무 효율화를 위해 기관 통합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실제로 타지역 섬유패션 기관들의 통합은 가속화하는 추세다.

지난달 한국패션협회와 한국의류산업협회가 통합, 한국패션산업협회가 출범했다. 한국섬유수출입조합과 한국패션소재협회도 통합 논의가 활발하다.

대구 역시 10여년 전부터 지속적으로 기관 통합 요구 목소리가 나왔지만 진전이 없다. 2015년에는 대구시가 통합 추진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지만 섬유업계의 강한 저항에 무산됐다.

대구시 관계자는 "각 기관이 섬유, 패션, 염색 등 업종에 특화된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데 물리적으로 합치는 것이 오히려 문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기관간 통합 논의가 진전되지 않는 주 요인으로는 지역 섬유업계의 반발이 꼽힌다. 각 기관의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는 업계 인사들이 통합에 따른 영향력 축소에다 불가피한 구조조정과 인사 문제, 기관 간 지분 등 때문에 통합을 꺼린다는 것.

패션연 한 관계자는 "직원들도 고용 승계만 보장된다면 차라리 통합해서 일하는 쪽이 편하다"며 "문제는 기업인들로 구성된 각 기관 이사진이 통합에 찬성할 리가 없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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