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도 날씨가 있는가, 거기도 깨끗한 바람이 부는가'.
대구문화예술회관 외벽에는 짧은 시 문구가 걸려있다. 파란 하늘이 그려진 배경에 쓰여진 시는 미세먼지에 지친 시민들의 시선을 머물게 한다. 두류공원에 산책을 나왔다는 김영주(42) 씨는 "요즘 미세먼지가 워낙 심한데 맑은 하늘 그림과 시 내용에서 청량감이 느껴져 기분이 상쾌해졌다"고 말했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은 2015년부터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사계절마다 계절과 시의성에 맞는 시 문구를 회관 외벽에 걸어두고 있다. 'DAC 희망메시지'라는 이름의 시 문구는 회관이나 두류공원을 찾은 시민들이 짧은 시간이나마 시를 즐기고, 팍팍한 일상에 작은 희망을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2015년 가을에는 '흔들리는 단풍잎들이 별처럼 보이는 건, 당신의 삶이 그만큼 빛나고 있기 때문이야', 2016년 겨울에는 '하얗게 피어나는 입김은 말하네, 당신은 아직 따뜻한 사람이라고', 2017년 봄에는 '꽃들이 먼저 피었을 뿐이다, 다음은 삶이 피어날 차례다' 등 계절에 맞춰 시민들에게 감성과 위로를 전하는 시 문구가 소개됐었다.
짧지만 여운을 남기는 시는 시인 이승욱의 작품이다. '월간 대구문화'에서 기자로 활동 중인 이 시인은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하고, '문학동네' 신인상을 수상한 뒤 시집 '탁탁탁'을 냈다.
2015년부터 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시를 창작하고 있는 이 시인은 "계절성이 있어야 하고, 누구나 한번 보고 쉽게 이해하고 느낄 수 있는 메시지여야 한다. 지역 화가들의 작품을 배경으로 넣어서 협업을 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DAC 희망메시지는 조금씩 시민들의 반응을 얻고 있다. 시 문구를 사진으로 찍어 SNS에 올리는 경우도 있다. 이 시인은 "앞으로도 시민들의 마음에 위로가 되는 좋은 시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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