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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초등 돌봄전담사 본관 점거 사태 장기화 우려

근무시간 연장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대구지역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돌봄전담사들이 대구시교육청 동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근무시간 연장과 임금 인상 등을 요구하며 지난 4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 대구지역 초등학교 방과 후 교실 돌봄전담사들이 대구시교육청 동관 로비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연정 기자

'1실 1전담사 배치, 1일 8시간 근무' 등을 요구하며 무기한 파업 중인 대구 초등학교 돌봄전담사들이 본관 1층 로비를 점거하고 대구시교육청과 밤샘 대치를 이어가고 있다. 시교육청은 이들의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사태가 장기화될 전망이다.

초등 돌봄전담사 100여명은 시교육청 동관에서 농성을 시작한 지 보름째인 지난 13일 본관으로 진입했고, 이 중 80여명이 1층 로비에서 밤샘 농성을 이어갔다.

14일 오전에는 일부 돌봄전담사들이 내부 노조원들에게 식수와 식량 등을 반입하려다 문이 열리지 않자 경찰에 신고해 경찰관이 출동하기도 했다.

초등 돌봄전담사들은 지난달 15일 첫 파업 이후 지속적으로 1실 1전담사 배치와 1일 8시간 근무를 요구해오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측은 "돌봄전담사가 특기적성강사 관리, 아이들 안전·하교 책임, 행정업무까지 하고 있으며 8시간이 보장돼야 제대로 돌봄교실이 운영된다"며 "한 전담사가 한 교실 이상을 담당하는 것은 아이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시교육청은 예산 등의 이유로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들의 요구대로 1일 근무시간을 6시간에서 8시간으로 변경할 경우, 연간 27억여원이 추가로 소요된다. 또한 1인 1실로 운영할 경우 79억원이 더 들 것으로 추산한다고 시교육청은 설명했다.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일일 6시간인 근무시간을 8시간으로 늘려 전일 근무화하고 이에 상응하는 임금을 지급하라는 돌봄전담사들의 요구를 받아들일 경우 아이들에 대한 교육 예산을 줄일 수밖에 없다. 이는 수요자인 학생의 입장을 고려할 때 수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교육청은 상반기 중 초등 돌봄전담사 49명을 추가 채용해 배치하고, 기존 4시간 근무자 94명이 동의할 경우 근무시간을 6시간으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한 발짝 물러선 상황이다.

이처럼 양측 입장이 계속 평행선을 달리는 데다 협상의 여지마저 보이지 않고 있어, 사태가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대구지부 관계자는 "교육청 측이 셔터를 내리고 노조원들을 감금하고 있다. 노조에서 면담을 요청했으나 거부했고, 실무자들이 와서 교육청의 입장을 일방적으로 전달만 하고 있다"며 "우리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무기한 농성을 이어가겠다"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교육감이 노조 대표와 재차 면담 의사를 밝혔으나 노조 측이 합의할 것이 아니면 면담할 필요가 없다며 거부하고 있다"며 "노조가 요청할 때 청사 내부에 핫팩, 방석, 식사 등을 반입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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