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준영 동영상 어디?'... 몰카 공유 놀이 "뿌리뽑자" 움직임

일반인 단톡방에서도 몰카 공유 행위 빈번, '2차 가해 멈춰야' 자정 움직임 커져

가수 정준영과 남성 연예인들이 단톡(카카오톡 등 메신저의 단체 대화방)에서 성관계 불법 촬영물(이하 몰카) 영상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거리낌없이 이뤄지는 몰카 유포 행위를 이번 기회에 뿌리 뽑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일부 단톡에서는 포르노나 성관계 몰카 영상이 공유되는 일이 일상화돼 있다. 이번 '정준영 사태' 때도 일부 언론에서 피해자를 특정하는 보도가 나오자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 순위에 '정준영 동영상'이 급등하기도 했다.

직장인 A(32) 씨는 "정준영 동영상의 존재가 보도된 뒤 친구, 회사 동료끼리 모인 단톡에서 일명 '정준영 동영상 피해자 리스트'를 공유하거나 '동영상 구한 사람 없냐'고 묻는 이들이 많았다. 한 친구가 '잘못 공유하면 처벌받는다'고 했다가 '진지충'이라며 놀림을 당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관련법에 따르면 몰카를 보거나 내려받는 행위만으로는 처벌받지 않지만 몰카를 유포하면 처벌 대상이 된다. 정준영 사태로 몰카 공유에 대한 사회적 반발이 커지자 누리꾼 사이에서는 몰카 공유 행위를 그만 두자는 움직임도 일고 있다.

'정준영 사태'를 계기로 몰카 영상 공유는 범죄라는 사회적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성평등운동 관련 시민단체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가 몰카 2차 가해를 금지하자고 촉구하는 내용의 경고장 이미지를 제작, 공개하자 누리꾼이 이를 자발적으로 공유하고 있다.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제공

'아하!서울시립청소년성문화센터' 등 시민단체는 지난 12일 단체 SNS에 '우리는 피해자가 궁금하지 않습니다. 2차 가해, 지금 당신이 멈춰야 합니다' 등 문구를 담은 경고장 이미지를 배포했다. 현재 이 이미지는 많은 누리꾼에 의해 공유되며 자발적 캠페인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역 여성단체는 몰카 공유 금지 캠페인에 대해 지금껏 사이버 공간에서의 성범죄가 그만큼 심각했다는 반증이라고 설명했다.

강혜숙 대구경북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주로 남성이 촬영한 몰카에는 남녀의 신체가 모두 등장하지만 관음증의 피해는 대부분 여성이 입는다. 다만 최근 미투 운동으로 성범죄 피해자에 대한 공감대가 확대되면서 자정 노력이 일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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