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영남권 신공항과 관련해 부산에서 해괴한 발언을 쏟아냈다고 하니 고개를 갸우뚱하게 한다. 이해찬 대표, 설훈 최고위원 등은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한 데 이어 적극 지원하겠다는 약속까지 했다. 이 말대로 진행될 경우 대구경북과 부산의 해묵은 갈등이 재연될 수밖에 없어 여당 지도부가 지역 갈등 및 대립을 부추긴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이해찬 대표는 13일 부산에서 비공개로 열린 부산시·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부산·울산·경남이 전면 거부하는 김해공항 확장안의 국무총리실 이관 재검토 지원 등을 약속했다. 이 대표는 "영남권 주민들이 유럽과 미주로 가려면 번거롭게 인천까지 가야 하기 때문에 국제관문공항이 하나 더 필요하다는데 이견이 없다"고 했다. 아무리 좋게 해석해도, 부산이 원하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을 허용하는 발언인 것 같아 기가 찬다.
이 대표와 설 최고위원은 '관문공항 필요성'까지 언급함으로써 지난달 13일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비해 한 걸음 더 나아간 것이다. 이 발언이 사실이라면 이 대표가 국무총리·장관을 지낸 책임 있는 정치인이 맞는지 의심스러울 정도다.
대구경북과 부산이 10년 넘게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심각하게 대립하다가 가까스로 봉합된 역사를 기억하는지 모르겠다. 김해공항 확장안은 2016년 5개 시도지사 합의에 따른 결과물이었음은 누구나 알고 있는데, 이를 되돌리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의 파괴나 다름없다.
민주당 지도부의 발언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부산의 민심을 얻기 위한 정치적 수사로 해석하고 싶다. 제정신을 가진 정치인이라면 지역 간 다툼을 부추기는 발언을 함부로 할 리 없다. 아무리 총선 대비용이라고 해도, 지역이기주의를 조장하고 민심을 분열시킬 수 있는 발언은 신중해야 함은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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