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아전인수식 자가당착에 빠진 부울경의 가덕도 관문공항

대구경북 동의 없는 가덕도는 허구에 불과

문승욱 경남도 경제부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재호 의원(왼쪽부터)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신공항 반대와 동남권 관문공항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승욱 경남도 경제부지사, 오거돈 부산시장, 송철호 울산시장, 박재호 의원(왼쪽부터)이 17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해신공항 반대와 동남권 관문공항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 논리'를 등에 업은 부산·울산·경남 3개 시도가 사실상 가덕도 관문공항을 건설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대구경북 반대 여론은 아랑곳없이 아전인수식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비난의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오거돈 부산시장과 송철호 울산시장, 문승욱 경남도 경제부지사는 17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016년 당시 영남권 신공항 대안으로 결정한) 김해신공항(김해공항 확장)은 국민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동남권 미래를 수렁에 빠뜨린 박근혜정부의 잘못된 결정"이라며 새로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의 당위성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날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부·울·경 광역단체장들이 주장한 동남권 관문공항은 사실상 가덕도 신공항으로 읽힌다.

앞서 지난달 13일과 이달 1일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도부는 하필 부산을 방문해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에 힘을 실었고, 이후 부산시는 '동남권 관문공항'을 '가덕도 신공항' 으로 기정사실화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열린 부·울·경 단체장 기자회견은 대구경북이 결코 받아들일 수 없는 가덕도 관문공항을 또다시 정치 논리로 밀어붙일 속셈을 드러냈다는 비판에 휩싸였다.

지난 10여년간 5개 시도 합의 없는 관문공항 건설은 절대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뼈저리게 경험했으면서도 또다시 자가당착을 거듭하고 있는 탓이다.

2016년 6월 영남권 5개 시·도지사가 합의한 김해공항 확장 결정은 공정한 공론화 과정을 거쳤고, 이를 하루아침에 뒤집겠다는 발상은 억지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대구시·경북도 관계자들은 "영남지역 5개 지자체가 밀양과 가덕도를 놓고 지난 10여년간 격렬하게 충돌하는 바람에 나온 결정이 바로 김해공항 확장안이다"며 "대구경북이 염원했던 밀양은 당시 정부 용역에서 가덕도보다 훨씬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대구시와 경북도는 정부 결정을 따르기로 한 5개 단체장의 합의를 끝까지 존중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울·경이 일방적으로 주장하는 가덕도 신공항은 허구에 불과하다는 것이 대구경북의 한결된 입장이다.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의 발언을 아전인수식으로 해석한 부·울·경이 5개 지자체 합의 정신을 하루아침에 위반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이달 5일 정례회의 등에서 "동남권 관문공항 건설은 5개 시도의 합의 없이는 절대 불가능하다"며 "일방적 이해관계에 의한 주장만으로는 절대 입지가 변경될 수 없고, 대구경북의 동의가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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