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쿵쿵쿵 쿵~쿵, 대! 구!"
대구시 북구 고성동 'DGB대구은행파크'가 3경기 연속 매진을 기록하며 축구팬들의 새로운 명소로 등극했다. 벌써 '원정팀의 지옥'이라는 별명도 붙었다. 잠깐이라도 볼을 돌려 시간을 끌거나, 대구 선수에게 반칙을 범하면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들어찬 관중석에서 우렁찬 야유가 터져 나오기 때문이다.
관객들이 장내 아나운서의 유도에 맞춰 알루미늄 바닥에 발을 구를 때마다 경기장 전체가 지진이라도 난 듯 들썩였다. 그라운드와 단 7m 떨어진 관중석에서는 선수들이 내쉬는 가쁜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들렸다.
17일 오후 1시 대구FC와 울산현대의 경기가 열린 DGB대구은행파크는 경기 시작 1시간 전부터 열기로 가득했다. 차가 몰려들면서 150m 떨어진 남침산네거리까지 긴 행렬을 이뤘고, 통닭이나 맥주를 손에 든 축구팬들이 삼삼오오 관객석으로 입장했다.

경기가 시작되자 1만2천여명 만원 관중의 함성소리는 순식간에 푸른 그라운드를 가득 메웠다. 대구FC의 명물 '발구르기 응원'이 시작되자 관객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신나게 발을 굴렀다. 지축을 뒤흔드는 듯한 '쿵쿵 골!' 소리는 상대팀에 위압감을 주기에 충분했다.
대구FC 팬 김동녘(30) 씨는 "개장 이후 세 경기를 모두 직접 봤는데 단 한 번도 분위기에 실망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
부모님과 함께 개막전에 이어 두 번째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혜윤(8) 양도 "발 구르는 응원이 쉽고 재미있어 좋다"고 즐거워했다.
팽팽한 경기가 이어지던 후반 19분 울산 김보경이 그림 같은 왼발 선제골을 터뜨리자 깊은 탄식이 터져나왔지만, 관객들은 이내 더 큰 응원소리로 화답했다.
이에 힘입어 후반 34분 대구 세징야가 2대1 패스를 통해 절묘한 동점골을 터뜨리자 경기장은 온통 함성의 도가니였다. 불과 7m 앞에서 멋진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세징야에게 관객들은 "잘했다! 멋지다!"며 고함을 질러댔다.

서울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왔다는 김건식(28) 씨는 "축구 전용구장이라 그런지 전국 어느 경기장보다도 그라운드와 가깝고, 팬들의 열기도 뜨겁다. 특히 시내 중심가에 경기장이 있어서 아예 대구로 이사 오고 싶을 정도"라고 했다.
대구를 찾아온 '축구의 봄'에 경기장 주변 상인들도 덩달아 함박웃음이다. 이날 경기장 앞 통닭집은 일찍부터 축구팬들로 장사진을 이뤘고, 음식점도 빈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음식점 업주 김태난(82) 씨는 "삼성 라이온즈가 홈구장을 옮긴 뒤로 한동안 조용했는데, 요즘은 축구 덕분에 살맛 난다"면서 "대구FC가 좋은 기록을 이어가 시즌 내내 이 열기가 계속되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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