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안동호의 두 얼굴, "낙동강 환경지키려다 멸종위기조류 서식지 파괴"

환경부, 낙동강 수질환경 유지·대응용수 위해 안동호 물 채워
멸종위기 쇠제비갈매기 찾는 시기 앞두고 서식지 모래톱 사라져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서식 및 번식하고 있는 안동호 내 섬들이 낙동강 수문 개방 이후 나타날 수질오염원 해결을 위해 안동호에 물을 채우는 바람에 물에 잠겨 사라졌다. 사진은 안동호의 쇠제비갈매기 모습. 안동시 제공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서식 및 번식하고 있는 안동호 내 섬들이 낙동강 수문 개방 이후 나타날 수질오염원 해결을 위해 안동호에 물을 채우는 바람에 물에 잠겨 사라졌다. 사진은 안동호의 쇠제비갈매기 모습. 안동시 제공

낙동강 보 수문 개방 이후 나타날 수질오염 해결 명목으로 정부가 안동호 수위를 높이면서 멸종위기종 쇠제비갈매기의 서식지인 '섬'(모래톱) 들이 사라져 새로운 환경파괴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해 6월 댐을 관리하는 한국수자원공사 담당 정부 부처가 국토교통부에서 환경부로 바뀌었고, 이후 수자원공사는 '낙동강 수질환경 유지·대응용수'를 위해 안동호 물을 비축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6년째 이어져 온 쇠제비갈매기 서식 환경이 사라져 버렸다.

안동시에 따르면 해마다 4월 8일쯤 쇠제비갈매기들이 안동호 내에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섬들의 모래톱에 찾아와 서식 및 번식하는 사례가 지난해까지 6년째 이어져 왔다. 안동호가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인 쇠제비갈매기들의 새로운 서식지로 자리잡은 것으로 기대됐다.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서식 및 번식하고 있는 안동호 내 섬들이 낙동강 수문 개방 이후 나타날 수질오염원 해결을 위해 안동호에 물을 채우는 바람에 물에 잠겨 사라졌다. 사진은 안동호의 쇠제비갈매기 모습. 안동시 제공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서식 및 번식하고 있는 안동호 내 섬들이 낙동강 수문 개방 이후 나타날 수질오염원 해결을 위해 안동호에 물을 채우는 바람에 물에 잠겨 사라졌다. 사진은 안동호의 쇠제비갈매기 모습. 안동시 제공

이에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 보호와 함께 관광자원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 30억원을 들여 유람선 건조, 전망대, 쇠제비갈매기 조형물 설치, 접안시설, 편의시설을 설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안동호 내 쇠제비갈매기 서식지가 사라지면서 관광자원화는 고사하고 서식지 보전에 비상이 걸렸다. 안동시는 쇠제비갈매기가 돌아와 번식하는 시기를 앞두고 우선 바지선을 이용한 '인공 섬 서식지'를 조성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시는 4월 1일부터 새들이 날아가는 7월 20일쯤까지 기존 서식지의 30% 정도 크기인 1천200㎡규모의 바지선 위에 모래와 자갈을 덮어 인공 섬을 만들기로 했다. 인공 섬은 새들이 호수와 서식지를 오르내릴수 있도록 경사면을 조성하고, 포식자들을 피할 수 있는 반달모양의 공간도 조성한다. 생태관찰용 CCTV도 설치할 계획이다.

박희천(경북대 생명과학부 명예교수) 조류생태환경연구소 원장은 "새들이 날아왔을 때 포식자들의 위협을 피할 수 있는 안전한 서식지가 없으면, 다른 곳으로 날아가 버릴 우려가 있다. 외국에서도 인공섬 서식환경을 만들어 주기도 한다"고 했다.

한편, 안동호에 바닷새인 쇠제비갈매기가 찾아 온 것은 지난 2013년부터다. 쇠제비갈매기는 까만 정수리에 노란 부리, 하얀 몸통에 회색 날개를 지녔으며 세계 멸종위기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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